나경원 국민의당 대표 후보가 9일 생방송 도중 울컥했다. 당이 어려울 땐 고개를 돌리던 사람들이 세월이 좋아지니 나타나 자신을 '강경보수'로 몰아 세우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과정에서 울먹거렸다.
나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전날 TV토론회 때 '울먹한' 상황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지난 8일 주호영 후보는 나 후보를 향해 "나 후보 시절 강경 보수 이미지가 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냔 지적이 많다"고 공격했다. 이에 나 후보는 "문재인 정부로부터 정말 무한한 핍박을 받고 욕설 받을 때 (당이) 같이 보호해 주셨나"라고 받아치면서 잠시 울먹였다.
이 일에 대해 나 후보는 "서운한 것도 있겠지만"이라며 서운한 마음에서 울컥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호영 의원한테 꼭 이야기 하는 건 아니고 개혁이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은 어려울 때는 어디 가시고 세월이 좋으면 다 나타나시더라"며 "내부 총질에는 목소리가 높으신 분들이 (정권과) 싸울 때는 이야기 안 하다가 '예전에 너무 강경투쟁했다'고 한다"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당내 개혁세력과 묵묵하게 당을 지키는 세력 간의 입장차, 시각차에 대한 것이 드러나서 안타까웠다"면서 "왜 자꾸 저를 울보로 만드세요"라며 울먹거렸다.
나 후보는 "지나치다고 비춰진 부분, 분명히 수용해야 될 부분은 수용하겠다"면서도 "탄핵 이후 당이 괴멸할 뻔 했던 당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었다"며 이를 강경투쟁, 강경보수로 몰아세우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나 후보에 대한 저격은 계속됐다. 나 후보가 "내부총질로 언론의 일시적 호응을 얻어 인지도를 쌓는 행태와 결별해야 한다"며 이준석 후보를 공격하자 이 후보는 "제발 이성을 되찾으시라"고 받아쳤다.
나 후보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후보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맞설 때보다 훨씬 더 모질게 같은 보수를 공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나 후보의 '이준석은 문재인 공격 안하고 내부총질만 한다', '유승민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라는 논리는 "다 보수 유튜브 세계관이다"며 "제발 전당대회 과정이 끝나면 이성을 되찾으셨으면 한다"고, '정신 차리라'며 나 후보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이 후보는 "계파논쟁과 말꼬리 잡기, 윤석열 구애, 삼각연대 음모론, '망상은 장애인 비하' 등은 모두 나 후보가 시작한 진흙탕 싸움이다"면서 제발 네거티브전, 우리끼리 물고 늘어지지 말자고 역공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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