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사람은 왜 그랬을까?
한국은 총기에 대해 안전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총기를 허용해 심심치 않게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는 미국 등과 달리 총기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어 일반인이 쉽게 총기를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적어도 총에 대한 걱정은 덜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흔들리는 사건이 얼마 전 발생했다.
9일 국민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제주행 비행기를 운항하려던 A항공사 기장 B씨가 보안검색대에서 적발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그가 적발된 물품은 다름아닌 권총의 실탄이었다. 권총이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실탄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그의 적발은 지난 8일에 이뤄졌다. A항공의 기장인 B씨는 이날 3시 50분 제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운항하기 위해 보안검색대에서 검색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권총 실탄이 발견됐다. 현재 경찰은 B씨가 실탄을 소지하게 된 경위와 의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항공기 내에서는 총기를 비롯해 총기 부품, 실탄, 전기충격기 등을 비롯해 심지어 장난감 총까지 모든 총기류를 소지하고 탑승할 수 없다. 다만 부득이하게 총기류를 운송해야 할 경우 항공사에 소지허가서 등을 확인 받은 다음 실탄과 총기를 분리해 수하물로 운송할 수 있다.
그만큼 항공기에 탑승할 때 총기 규제가 엄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만약 이러한 규정을 위반해 허가 없이 총포 화약류를 소지하거나 위탁 운송할 경우 총포 도검 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 제 7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할 수 있다.
현재 B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고의성을 부정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B씨는 "실탄이 기내 반입금지 품목인 것을 안다"라면서도 "실탄이 내 가방에 있었던 것은 몰랐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해당 비행기는 대체승무원이 대신 운항해 예정 시각보다 약 29분 후에 출발했다.
특히 B씨의 경우 이틀 전인 6일과 전날인 7일에도 비행기를 문제 없이 운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실탄이 발견된 것에 대해 의아함을 감추기 어려운 상황. 이는 경찰 조사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다음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기장이 실탄을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됐다는 사실 자체에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다. 승객이 반입금지 품목을 가지고 있다가 적발되는 경우는 제법 있어도 기장이 적발되는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 한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항공사 승무원이면 금지사항 등을 더 잘 알고 있어야 할텐데 이런 일이 없어야 되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