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성매매 관련 기사에 자신과 딸을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사용한 조선일보와 해당 기자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조 전 장관 측 대리인은 30일 "조 전 장관과 딸의 명예와 인격권이 조선일보 기사로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침해됐다"며 손해배상 소송 제기 이유를 밝혔다.
조선일보는 지난 21일 '먼저 씻으세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턴 3인조' 기사에 조 전 장관의 딸과 조 전 장관을 연상시키는 일러스트 이미지를 붙였다.
이를 본 조 전 장관이 "이 그림 올린 자가 인간이냐"며 격분했다.
파문이 커지자 조선일보는 23일 "이 일러스트는 서민 교수의 조국씨 관련 기고문(본지 2월 27일자)에 썼던 일러스트로 담당기자가 일러스트 목록에서 여성 1명, 남성 3명이 등장하는 이미지만 보고 싣는 실수를 했다"며 조 전 장관 부녀에게 사과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악의적인 상습범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조선일보는 30일 지면 한 면을 할애해 일러스트 게재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며 조 전 장관 등과 독자에게 사과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대리인은 "국정원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불법사찰을 하고 소위 '심리전'이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한 여론 공작을 펼쳤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지난 5월 국정원을 상대로 사찰정보 공개를 청구해 부분공개 결정을 받았는데 당시 국정원은 조 전 장관을 '종북세력' '종북좌파' '교수라는 양의 탈을 쓰고 체제변혁을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늑대'라고 규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에 대해 집중공략' '고강도 압박' 등을 했고 매주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등 국기기관이 국민을 테러범과 같은 적으로 규정하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거친 표현을 사용해 공격대상으로 삼고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확인된 내용만으로도 국정원은 부여받은 권한을 넘어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이 아닌 특정 정권에 충성하고 정권비판 세력을 제압하는 데 직권을 남용해 국정원법을 명백히 위반했다"며 "조 전 장관의 사생활비밀보장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 평등권, 인간존엄성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사진] 조선일보 캡처,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