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상습범이다.
점원을 폭행해 큰 논란을 일으켰던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또다른 폭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SBS의 보도에 따르면 환경미화원 A씨가 벨기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모욕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월 9일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은 서울 용산구 한 옷가게에서 점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2주 전에 환경미화원인 A씨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된 것. 이는 향후 수사에 또다른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A씨와 벨기에 대사 부인의 사건은 약 2주 전부터 시작됐다. 환경미화원인 A씨는 공원을 청소하던 중 공원 의자에 휴대전화가 놓인 것을 발견했다. 그는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쑤에치우 시앙이 A씨 얼굴에다가 휴지를 던졌다.
이후 2주가 지나 두 사람은 다시 충돌했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독서당공원에서 A씨가 사용하고 있다는 빗자루가 쑤에치우 시앙의 몸에 닿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두 사람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몸싸움까지 이어졌다.
A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당시 두 사람은 모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형사 입건되지 않았다. 그리고 쑤에치우 시앙은 몸싸움을 한 이후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그날 오후 A씨는 다시 한남파출소를 찾았다. A씨는 "벨기에 대사 부인이 뺨을 두 차례 때렸다"라고 진술한 뒤 고소에 관한 안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더욱 자세히 알려졌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몸싸움의 시작은 빗자루가 아니었다. A씨는 "공원 한구석에 놓아뒀던 내 도시락을 쑤에치우 시앙이 이유 없이 발로 찼다. 도시락이 한 1미터 정도 날아갔다"라고 갈등의 원인을 밝혔다. A씨가 도시락에 대해 항의를 하자 쑤에치우 시앙이 폭행을 시작했다고. 뺨을 맞은 A씨는 쑤에치우 시앙을 밀쳤고 그가 쓰러지자 부축하는 과정에서 또 뺨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사실 앞서 벌어진 점원 폭행 사건은 이미 잘 알려진 사건이었다. 당시 대사 부인이 직원의 뺨과 뒤통수를 때리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면서 한국은 물론 벨기에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대사 부인은 점원들이 자신을 돈을 지불하지 않은 채 옷을 가지고 나간 것으로 의심하자 폭행을 행사했다.
이는 외교 문제로도 상황이 커졌다. 소식을 접한 한국 국민들이 상당히 분노한 것도 있지만 대사 부인의 뻔뻔한 모습도 공분을 일으켰다.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은 이번 사건 뒤 뇌졸중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했고 이어 우리 경찰에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자 벨기에 외무부는 진화에 나섰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레스쿠이에 대사를 여름에 경질하고 귀국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외무부 측은 "레스쿠이에 대사는 2019년 필립 국왕의 국빈방문을 성공적으로 총괄하는 등 국가에 충성을 다했지만, 현재 상황은 그가 역할을 계속 평온하게 수행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경질 이유를 덧붙였다.
이어 벨기에 외무부는 면책 특권에 대한 부분도 언급한 바 있다. 외무부는 "시앙이 자신의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매장 직원을 만났으며,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 경찰의 요청으로 외교 면책특권이 없어졌다"고도 설명했다. 현재 귀국을 앞두고 있는 벨기에 대사 일행이지만 이런 가운데 쑤에치우 시앙이 또 폭행을 저질렀다는 소식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