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자 초등학생의 거짓 신고로 인해 한 남성이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연이 공개됐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 사실을 공개했다. 해당 단체 측은 사건에 대한 설명과 함께 결국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판결문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A씨의 억울한 사연은 이렇다. A씨는 어느 날 자신의 딸 친구인 B양 집을 방문하게 됐다. A씨의 딸은 B양과 함께 놀고 있어 데리러 간 것. 하지만 B양은 친구 아버지인 A씨에게 "더 놀아달라"고 요구하면서 "더 놀아주지 않는다면 112에 신고하겠다"라는 협박을 했다.

당시 A씨는 B양이 112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듣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영상을 촬영해뒀다. 자신이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말을 입증하기 위함과 동시에 B양의 버릇 없는 행동을 그의 부모에게 알리려는 목적이었다.  그래서 A씨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B양이 당기는 등의 모습이 담긴 6초 가량의 영상을 촬영했다.

그리고 나서 A씨는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B양은 그 이후 112에 전화를 걸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 B양은 경찰을 통해 A씨가 자신의 옷 위로 다리를 만지다가 엉덩이를 주무르며 성기를 만졌다면서 자신이 하지 말라고 밀었음에도 불구하고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등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별 일이 없을 줄 알았지만 A씨는 체포돼 구속까지 당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의 경우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A씨는 심지어 구속적부심에서도 구속하라는 판결에 의해 감옥에 갇힌 채로 재판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A씨는 억울한 옥살이를 6개월 동안 해야 했고 결국 1심에서 무죄를 받아 풀려났다. 법원 측은 "성폭력 관련 센터 진술관의 진술분석결과는 B양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한 채, 오히려 B양이 강제추행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성폭력 피해자인 것으로 미리 판단했다"라면서 "그 진술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신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법원은 A씨가 촬영했던 영상에 대해서도 "그 촬영 동기가 실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동영상 촬영 이전에는 성폭행 사실이 없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라면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6개월 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이미 했기 때문에 무고로 인한 피해를 본 셈.

하지만 검찰은 아직까지 A씨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측은 10세 밖에 안되는 B양이 거짓말로 허위 신고를 했을 가능성이 없다면서 항소를 제기했다. A씨의 재판은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