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며 참가국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다.
지난 23일 MBC는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을 중계했다. 그러나 당시 입장하는 국가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참가국 소개 자료에 쓰인 사진과 자막이 문제가 됐다.
먼저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입장하는 장면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첨부했다. 1986년 구소련 시절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는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인 7단계로 분류되며 비극적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등장하자 비트코인 이미지를 사용했다.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했으나,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었다.
아이티를 소개할 때는 현지 폭동 사진을 띄우며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외에도 중국에 대해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미 표기했으며, 마셜제도에 대해서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소개해 비난이 쏟아졌다.
해당 국가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을 올림픽 중계방송 자료사진이나 자막으로 쓰이자 누리꾼들은 "제정신이냐", "공영방송이 할 짓이냐"며 지적했다. 또 누리꾼들은 "다른 나라 방송국에서 우리나라 입장할 때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사진 내보내는 격"이라며 "국가적 대망신이다. 너무 부끄럽다"고 입 모아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자막과 함께 개회식을 진행하던 허일후 아나운서를 통해 사과했다. 허 아나운서는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다.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의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문제의 중계 화면은 SNS로 퍼지면서 해외 누리꾼들의 지적도 이어지는 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 M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