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매매를 해도 집행유예가 나온다?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최근 12세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러 매체는 26일 법조계의 소식을 인용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가 34세 A씨에게 내린 판결에 대해 보도했다. 당분간 이 판결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나올 전망이다.
A씨가 법정에 서게된 것은 지난 2019년 9월의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A씨는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B양과 서울 용산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만났다. 이 때 B양은 불과 12세의 어린이었다. 하지만 A씨는 성매매 대금으로 B양에게 현금 수십만원을 지급하고 성관계를 맺었다.
이로 인해서 A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매수 등) 혐의로 인해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계속해서 'B양이 아동 청소년에 해당되는줄 몰랐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리고 일단 첫 번째 재판에서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볍다는 의견이 많다.
재판부는 일단 A씨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 측은 "B양은 당시 만 12세로 성년에 가까운 나이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증언할 당시의 외관을 보더라도 성인으로 오인할 정도로 또래에 비해 성숙해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A씨가 범행 당시 B양을 아동 청소년으로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들은 "A씨는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아직 성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매수한 바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문화 정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A씨의 진술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재판부 측은 "B양이 당시 만 12세였던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음에도 A씨는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 판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제 13조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40시간의 성매매 방지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왜 재판부는 이렇게 가벼운 처벌을 내렸을까? 알고보니 A씨가 초범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판결을 하면서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과 다시는 성 매수 등 범행에 나가지 않을 것을 다짐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