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식품' 라면 가격 줄인상이 시작됐다. 오뚜기가 이달 13년 만에 라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라면 업계 1위 농심도 신라면 가격을 5년 만에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라면업계 1·2위 농심과 오뚜기도 치솟는 원재료값과 생산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백기를 들면서 삼양식품과 팔도 등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신라면 700원 시대"…농심, 라면 가격 평균 6.8% 인상
농심은 다음 달 16일부터 신라면을 포함한 주요 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고 29일 밝혔다.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4년8개월 만이다.
주요 제품과 인상 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7.6%) △안성탕면(6.1%) △육개장사발면(4.4%)이다. 판매 채널마다 차이는 있지만, 현재 대형마트 기준 1봉지에 평균 676원인 신라면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이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약 보름 전 농심에 앞서 오뚜기도 오는 8월1일부로 진라면을 포함한 주요 라면 가격을 13년4개월 만에 평균 11.9% 인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가성비라면'으로 불리며 오뚜기에 '갓뚜기'라는 별명을 안겨준 진라면 가격을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상향 조정했다.
◇원재룟값·생산비 부담에 '백기'…삼양·팔도도 "검토 중"
라면 가격 줄인상이 시작된 이유는 최근 밀가루·팜유를 포함한 식품 원자재 가격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주요 식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소맥과 팜유 국제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71% 오른 상태다.
특히 라면의 경우 원재료 가격 비중이 전체 제품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원료 가격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여기에 인건비·물류비·판매관리비를 포함한 제반 비용 상승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백기를 든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과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 결정에 하반기 경쟁사 가격 조정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검토는 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팔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원료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농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