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기에는 절대 속아넘어가면 안될 것 같다.
최근 로맨스 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로맨스라는 단어와 '신용 사기'라는 뜻인 스캠의 합성어다. 이들은 자신들이 해외에 사는 전문직이라고 소개하면서 몇 달 동안 공을 들인다. 매일 다정한 단어를 사용해 연락하면서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게 만드는 것.
이후 이들은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낸다. 자신을 해외 파병군인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파병 중 다쳤는데 수술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하거나 "전역한 이후 한국에서 당신과 살고 싶은데 비용이 필요하다"라고 속인다. 금융거래소 직원이라고 속인 사람은 피해자들에게 "160억원의 퇴직금을 배우자만 수령할 수 있으니 행세를 해달라"고 말한다.
이렇게 해서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돈을 빼낸다. 피해자들은 주로 "너와 함께 한국에서 살고 싶다"라는 달콤한 말에 속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고보면 이들은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오히려 엉뚱한 사람들이 신분을 위장해 이렇게 돈을 뜯어낸다.
최근 이런 사기 수법을 저지르는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얼마 전 경기도 파주경찰서는 외국인 대학생과 불법체류자 2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붙잡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바로 로맨스 스캠의 가해자였다.
경찰에 따르면 외국인 대학생 A씨는 주로 파병된 미군이나 UN 소속 의사 등 신분이 확실하고 외모가 수려한 외국인 사진으로 SNS 계정을 개설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대화만 하다가 친밀도가 높아지면 연인인 척 가장해 돈을 요구한 것.
실제로 A씨는 해외 파병 중인 미국 여군으로 사칭해 한 남성 피해자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그는 "탈레반 점령 임무를 수행해 미국 정부가 그 보상금으로 130만 달러를 줄 예정이다"라면서 "이 돈을 한국으로 보내고 싶다. 도와주면 한국에 가서 보상하겠다"라는 말로 피해자를 꾀어낸 다음 항공료와 통관료 등 명목으로 1억원 이상을 뜯어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피해자 5명으로부터 모두 1억 5천만원 가량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심지어 A씨의 경우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와서 추가 범행에 대한 조사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현재까지 범행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은 실제로 여성이고 해당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전혀 아니다. A씨의 경우 한국에 공부하러 온 대학생이고 다른 B씨의 경우 불법체류자다. 심지어 두 사람은 모두 아프리카 국적의 흑인 남성이었다. A씨는 나이지리아에서 왔고 B씨는 카메룬 국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