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청 인사부서 직원이 동료 여성공무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어 시장 비서관에게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상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공직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26일 성남시 행정포털시스템이 들끓고 있다.
또 자괴감과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글도 다수 게재되고 있다.
직원 A씨는 “자료를 작성한 자와 지시한 자 등 사실을 엄격히 밝히고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 또 이 자료를 당시에 파기하지 않고 아직도 보관하다 공익신고라는 탈을 쓰고 언론에 제공한 이도 반드시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B씨는 “피해 받은 150여명 동료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를 보상해줄 수 있는 방법을 시장께서 적극 나서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C씨는 “어제 뉴스를 접하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 부끄러움은 당사자만이 아닌 성남시 모든 직원들의 몫인거 같다”고 했고 D씨는 “지금이 조선시대인가. 도대체 함께 일하는 여성을 동료로 보는 건지. 아닌지. 인권이 짓밟힌 기분”이라고 자조섞인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출근 1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10시 현재 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공직자는 “직원들이 상당히 격앙돼 있다. 상당한 파장이 일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인 25일 2년 전 경기 성남시청 인사부서 직원이 미혼인 동료 여성공무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어 시장 비서관에게 건넸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시는 같은 날 문건을 작성하고 전달에 가담한 공무원 2명에 대해 배경을 조사해 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성남시와 성남중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성남시 공무원 A씨(6급)는 2019년 시 인사팀에 근무하면서 30대 미혼 여성공무원 150여명의 사진과 나이, 소속, 직급 등 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어 과장급 공무원 B씨를 통해 시장 비서관이던 C씨에게 전달했다.
C씨는 지난해 3월까지 성남시에서 근무했으며, 같은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성남시의 채용비리 의혹을 신고한 인물이다.
이와 관련 은수미 성남 시장은 이날 오전 시 행정포털시스템에 이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올리고 “지난 금요일에 사실을 알았고 곧바로 내부감사에 들어갔으며 수사의뢰를 한 상황”이라고 시가 진행한 후속 조치를 설명했다.
또 수사와는 별개로 내부조사를 계속해 그에 따른 징계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시장은 “리스트 관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수단을 강구하고 재발방지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제가 곁에 있겠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차 사과와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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