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시노백 백신은 맞을 수 없다?
북한이 중국의 시노백 백신을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서 자국에 할당된 코로나19 백신 일부를 다른 나라에 양보하겠다는 뜻을 유니세프에 전했다.
이는 유니세프가 직접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유니세프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상황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북한 보건성이 북한에 배정된 코로나19 백신 297만 회분을 자신들이 아닌 코로나19로 심각한 상황에 놓인 나라에 다시 배정해도 된다는 뜻을 전해왔다"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지난달 북한의 코로나19 백신 상황에 대해 전한 바 있다. 코백스 측이 북한에 백신 297만여 회분을 배정했고 북한 정부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결과적으로 북한은 코백스에게 "양보하겠다"라는 답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이 양보한 코로나19 백신의 종류다. 코백스는 당시 북한에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배정했다. 코백스는 지난 3월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190만여 회분 또한 배정한 상황. 하지만 북한은 이들 백신을 아직까지 자국에 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백신을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취한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가장 큰 것이 준비 부족이다. 코로나19 백신을 실제로 국민들에게 접종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장비들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그랬다. 하지만 북한이 이런 준비를 아직까지는 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에 대한 이미지 과시의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상황이 더 좋지 않는 나라에 양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들이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청정국이라는 것을 애써 선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북한이 백신을 아예 받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유니세프 대변인은 "북한 보건성이 몇 개월 안에 백신을 받도록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마지막 이유로는 백신 제품에 대한 불신도 꼽힌다. 공교롭게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시노백은 모두 두터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시노백을 승인했지만 실제 면역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지난 7월 연구원 측은 "북한이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코백스에 다른 백신을 지원할 가능성을 타진했다"라면서 "중국산 시노백 백신도 불신으로 인해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