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대학 커뮤니티에 과거 여학생이 같은 과 남학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익명의 게시글이 올라 뒤늦게 치열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측이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한 욕설과 비방은 범죄 행위”라고 경고한 가운데, 이들에 대한 형사 고소 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8일 해당 대학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특수성폭행범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랐다.
글쓴이는 “술자리에서 학번이 낮다는 이유로 술을 강요한 뒤 여후배가 만취하자 학과 선배 A씨와 B씨가 집으로 데려가 힘으로 제압하고 성폭행했다”며 “이들이 성폭행을 이미 계획하고 있었다는 지인의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후배는 심리치료를 받을 만큼 힘든 상황이며, 두 선배를 고소한 상태”라며 “가해자들은 죄책감도 없이 자랑스럽게 이 사실을 떠벌리고, 소문을 내겠다는 2차 가해까지 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고소를 당한 뒤에도 사과와 반성 없이 지인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가해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말하지 못하는 다른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에 대한 징계와 사과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현재 대전지역 다른 대학으로 편입, B씨는 해당 대학에 재학 중이며, 피해를 당했다는 여학생은 지난해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특수강간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해 지난 7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글이 오른 후 관련 신고를 접수한 대학 측은 성폭력위원회를 열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한편, 재학생인 B씨에 대한 처분을 논의 중이다.
다만 아직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당장 B씨에게 불이익을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즉각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고소인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시점은 2019년 11월인데, 저는 지난해 초 고소인의 생일파티에 참석해 축하해주기도 했다”며 “고소인은 지난해 3월 자신의 지인과 함께 놀 목적으로 차를 빌려 B를 찾아가기도 했다. 정말 성폭행을 당했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이 성폭행 가해 사실을 주변에 자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 강간을 했으면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지 굳이 남들에게 얘기하고, 주변에서 이를 동경하고 부추기겠는가”라며 “소문나면 고소인만 피해라는 등의 말도 한 적이 없으며, 떳떳하다”고 적었다.
A씨는 “제가 편입을 한 것도 고소 사실을 알기 전이며, 고소인이 저희가 두려워 학교 근처에 오지 못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며 “이런 글을 작성한 의도는 모르겠으나, 익명의 힘을 빌려 한쪽 입장만 보고 판단하도록 몰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