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 직원들 내부 게시판에 "가뜩이나 시의회 업무보고, 시정 질의, 국정감사 준비로 힘든 상황에 자체 감사와 평가에 대한 준비까지 더해지면서 큰 부담을 안긴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글을 남겼다.
오 시장은 이날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오세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업무를 하면서 법령을 위반한 것은 없는지, 불필요하게 새어나가는 예산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작된 감사와 평가였다"면서도 "감사와 평가로 인해 우리 직원들이 느꼈을 불안감과 압박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감사와 평가는 제도와 정책에 대한 것이지, 업무를 담당한 직원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며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또 "여러분이 쏟은 땀과 열정을 잘 알고 있다"며 "감사와 평가를 마친 후 잘된 것은 잘한 대로, 부족한 것은 개선점을 찾는 방향으로 그 사업을 수행한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간 감사와 평가 때문에 마음 고생한 직원들이 있었다면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었다"며 "미리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고 여러분을 보듬거나 챙길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덧붙엿다.
해당 글에 일선 직원들은 지지하는 댓글이 벌써 50개 가깝게 달렸다.
한 직원은 "항상 소통하고, 시의회에서도 직원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모습이 멋지다"며 "진정한 리더로서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다른 직원은 "공무직 복무관리와 인사문제도 같이 살펴봐달라"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비명 아래 실제 열심히 몇년간 공부해서 9·7급 채용된 젊은 사람들이 오히려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