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인물인 것 같다.
한 여성 사기범이 구속됐다. 그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재력가를 상대로 무려 9년 가까이 돈을 뜯어냈고 그 금액만 70억원에 달한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창형)는 불구속 기소된 38세 여성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의 행각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던 A씨는 친분이 있는 재력가 B씨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냈다. 그는 주로 통역이나 번역 일에 관련해 B씨에게 접근한 다음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특히 A씨는 "세계적인 통번역 회사를 운영하는 여성을 잘 안다. 그가 내 돈을 갚아줄 수 있다"라고 하거나 "미국에 있는 양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로 인해 상속받을 재산이 약 145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속세를 내야하니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달라"고 B씨에게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를 속일 수 있도록 더욱 치밀하게 준비했다. A씨는 통번역 회사의 소유주 명의 차용증이나 미국 국세청 공문 등을 B씨에게 보여주면서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A씨가 B씨에게 보여줬던 서류들은 모두 A씨가 위조한 것들이었다.
이렇게 9년 동안 A씨가 B씨에게 뜯어낸 돈은 약 71억 9천만원에 달한다. 이 돈을 가지고 A씨는 호화 생활을 즐겼다. 먼저 50억원을 들여 2014년부터 2년 동안 수입 자동차 37대를 구매했고 이후에는 중고로 차량을 판매해 남은 돈 37억원을 가지고 호화 생활을 해왔다.
결과적으로 A씨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로 A씨를 불구속 기소했고 재판을 받게 했다. A씨는 재판에서 "B씨로부터 5억원을 빌린 것은 맞다"라면서도 "나머지 금액은 내가 통번역 일을 해준 대가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 측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통·번역 업무를 의뢰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다"라면서 "10년 동안 65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A씨의 말을 반박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력가인 피해자와 친분이 생긴 것을 기회로 10년에 걸쳐 각종 거짓말로 피해자를 속여 거액을 편취했다"라면서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지만 "피해자도 만연히 피고인의 말을 믿고 거액을 지급해 피해를 키운 면이 있다"라고 B씨에 대한 지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