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국민 혈세가 얼마나 사라진 것일까?
우리나라의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엄청난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SBS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8천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주고 인수했던 석유회사를 올해 초에 다시 매각했다. 하지만 이 때 매각 자금은 28억원에 불과했다. 7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셈.
한국석유공사의 상황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석유공사는 콜롬비아 석유공사와 절반씩 합작해 한 석유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페루에 위치한 석유회사인 '사비아페루'였다. 이 때 한국석유공사의 결정은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설립 30년 만의 첫 대형 인수합병이었기 때문. 당시 인수 대금은 8천억원 정도였다.
당시 한국석유공사는 전 세계가 고유가 상황인 가운데 낙관적인 사업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정부도 이 인수합병 건으로 인해 자원의 자주개발률을 0.3%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곳에서 기대한 만큼의 석유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석유 생산량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 또한 계속해서 하락했다.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 회사가 수익이 없다보니 주주들에게 지급되는 배당금도 받지 못했다. 결국 올해 초 한국석유공사가 가지고 있던 지분 전부를 자원분야 투자 회사에 약 28억여원을 받고 팔아버렸다.
이런 실패는 결국 국민 혈세로 메워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SBS와의 인터뷰에서 "대형 인수합병 경험이 없는 석유공사가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한 대표적 사례"라면서 "결국에는 국민 혈세로 최종 손실 금액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가장 염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의 헛발질은 회사의 구조를 흔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부채가 자산 규모를 넘어서면서 197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완전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기업이 이럴 경우 주식시장에서 곧바로 상장 폐지가 되는 만큼 심각한 사안이라고 봐야한다.
그런데 더욱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키는 것은 한국석유공사가 이런 가운데 계속해서 연봉을 올렸다는 것. 조사 결과 한국석유공사의 새 임원 평균 연봉은 최근 2년 사이에 2천만원에서 4천만원 가량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방만경영으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