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피난처를 활용하던 사람들이 딱 걸렸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조세 피난처에 자금을 숨겨온 인물들의 실체가 공개됐다. 4일 뉴스파타는 조세 피난처로 간 한국인들을 차례대로 보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150개 매체와 600여명의 언론인들과 함께 '판도라페이퍼스: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국제적으로 협업에 들어간 취재팀들은 트라이던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트러스트, 홍콩의 한국계 업체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문서 1,190만건을 입수해 취재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전 세계 인물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포함돼 있었다.
그동안 조세 피난처를 활용한 사람들의 명단 유출은 종종 있어왔다. 세계적으로 이런 명단을 핀센 파일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파나마 페이퍼스, 럭스릭스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그런데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는 다른 명단보다 훨씬 많은 명단을 확보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판도라 페이퍼스에 따르면 전현직 정상 35명과 300명 이상의 공인들이 재산을 숨긴 것으로 나온다. 영국 BBC에 따르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영국과 미국에 부동산을 7천만 파운드 가량 소유하고 있고 전 영국 총리인 토니 블레어와 그의 부인은 런던의 사무실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를 내세워 약 31만 파운드를 숨겼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명단에 있었다. 그는 모나코에 비밀 계좌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가족,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도 있었다. 연예계에서는 가수 샤키라와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 등도 있었다.
그럼 우리나라에는 누가 있을까? 뉴스타파는 가장 먼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그룹 회장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이수만은 다섯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다. 특히 홍콩에서는 외국에서의 소득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
지난 2017년에는 이수만 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별장 매입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한 페이퍼 컴퍼니가 외화 투자 한도 300만 달러를 넘기는 480만 달러의 별장 매입 대금을 지불했고 이수만 회장이 그 중 절반을 부담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SM 측은 이에 대해 해명과 반박을 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뉴스타파가 제기한 의혹은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검찰청 등의 수 차례 조사로 다루어졌던 것으로 SM 또는 이수만의 불법적인 자금으로 설립되거나 운영되지 않았다"라면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상황이다. 뉴스타파와 기자들에 대하여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인물을 하나 공개하고 있다. 바로 전경환 씨다. 낯선 이름이지만 전두환 씨의 동생이다. 그는 미국령 사모아에 유령회사를 설립해 막대한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한국인들에 대한 조세 대피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목된 당사자들의 대처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