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을 벌여놓고 '방역수칙 준수'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육군 간부들이 매일 수십 명씩 모여 술판을 벌이고 회식을 즐겼다는 폭로가 등장했다. 코로나19 시국이 엄중한 상황에서 특히 군인들이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 제보는 최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전해졌다. 이곳은 군인들이 여러가지 제보를 하는 걸로 유명하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신이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장병이라고 밝힌 A씨의 제보가 등장했다. 그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도 부대 내 회관 고깃집에서 매일 10~30명이 참석하는 회식이 열리고 있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A씨는 상황을 더욱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마스크 미착용은 기본이다. 방이 따로 만들어진 탓에 밀폐된 공간에서 수십 명이 소주와 맥주 수십 병을 해치우고 간다"라면서 "부대에 이의 제기를 해도 '부대는 밖과 다르다'라는 등의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경기도권 다른 부대에서도 회식을 목적으로 다수가 동행하기도 한다"라면서 "코로나19의 현 상황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고깃집에서 일하는 관리병들은 감염 위험을 감수하며 위험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집단 회식에서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현재 수도권 지역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수십 명이 모여서 회식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A씨가 밝힌 부대는 수도방위사령부다. 이곳은 수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 받아야 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수도방위사령부 측은 입장문을 냈다. 부대 관계자는 "해당 회관은 수도방위사령부를 비롯한 인근 타 부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영내 복지회관"이라면서 "육군본부 방역관리지침에 의거해 대대장급 이상 부대장 승인에 따라 30명 내외의 단결활동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회관에 대해 "영내 독신간부와 병사, 영외 간부들이 안전하게 부대 단결활동을 할 수 있는 회식장소"라고 설명하면서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일일 천 명 내외로 발생하는 상황에 외부와 차단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운용해 왔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네티즌들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30명이 음주를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면서 "대대장급 이상의 부대장 승인이 있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알아서 피해가는 것인지 궁금하다"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