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지난 11일 TV토론회를 마치고 윤석열 경선 후보를 둘러싼 '정법 논란'으로 또다시 신경전을 벌였다.
유승민 경선 후보가 윤 후보에게 정법 관련 질문 공세를 쏟아낸 것을 두고 당사자도 아닌 원희룡 경선 후보가 나서 자제를 당부하자 유 후보가 즉각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토론회 현장에 있었던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호남권 합동 토론회 직후 원 후보는 유 후보에게 "이제 (정법 얘기는) 그만하시라. 남들 보기 안 좋다"고 말하자 유 후보는 "뭘 그만 하나. 왜 당신이 그런 얘기를 하나"고 맞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분위기가 경색되자 홍준표 경선 후보는 웃으며 "그래도 검증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날 TV토론회 마지막 주도권 토론회에서 유 후보는 윤 후보에게 "어떻게 '천공'이란 분을 알게 됐나", "(천공을 알려줬다는 분이) 부인인가. 만난 적이 있나", "검찰총장 그만둘 때도 이 사람(천공)이 조언했나"라고 집요하게 캐물었고, 윤 후보는 언짢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현장을 목격한 한 캠프 관계자는 "원 후보가 대놓고 윤 후보 편을 드니까 유 후보가 짜증을 확 냈다"며 "논란의 당사자인 윤 후보는 말을 아꼈지만 토론회가 끝나고 굉장히 상기된 얼굴로 언짢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토론회를 마치고 홍 후보에게 인사를 건네자 홍 후보는 윤 후보 팔을 끌어당겨 그의 귀에 대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라. 정치란 게 그런 거다"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앞서 지난 5일 TV토론회 직후엔 윤 후보와 유 후보가 공방전을 벌였다. 윤 후보가 일부 역술인과 항문침 전문가를 거론한 유 후보에게 항의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 과정에서 윤 후보가 유 후보의 가슴팍을 밀치거나 삿대질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서로를 향한 비판은 비방으로 치달았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와 원 후보 간 '연대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원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영상을 소개하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원 후보의 능력이 부럽기까지 하다. 원 후보의 미래가 기대된다"며 원 후보에 손짓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원희룡 캠프 관계자는 두 후보 간 연대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1등 하자고 덤비는데 연대할 게 뭐가 있나"고 경선 완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원희룡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원 후보가 윤 후보를 측면지원하거나 옹호하는 것도 절대 아니다"며 "광주까지 내려가서 무속 논쟁을 하기보다 수권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