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5일 대통령 특별사절로 유엔총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BTS) 정산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는 국가의 비용처리 과정을 생략하고 확인절차, 청구절차도 생략하고 사인간 계좌이체 하듯 바로 입금하는 것으로 국회에서 관련 법률과 규정을 바꿔주면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급결정이 지급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소속사와 정부의 입장이고 심지어 비용을 받는 쪽에서도 이 절차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계속해서 왜? 왜?라고 묻겠다면 (답은) 간단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탁 비서관은 "BTS와 소속사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가의 일에 헌신한 사람들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민망한 최소한의 실비가 아니라 정당한 비용을 줄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배정해 달라"고도 주장했다.
이어 "그 집행의 신속함을 위해 절차를 없애주시면 저와 같은 사람이 어떻게든 한정된 예산안에서 최대치를 만들어 내려고 아둥바둥 안해도 된다"며 "그러면 예산을 많이 써도 적게 써도 안 써도 시달리는 일도 없을 것이고 예술인들도 헌신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닌 것 같다면 BTS와 같은 예술인들의 헌신과 노력에 그냥 감사하고 공무원들이 한정된 범위 안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것에 그냥 '고생했네' 하고 말면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박정렬 해외문화홍보원장에게 유엔 특사 비용이 지급됐는지 여부를 묻자 "(아직) 지급이 안 됐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 청와대와 탁 비서관은 (미지급 사실을) 알고도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인지 아니면 지급됐다고 허위 보고가 된 것이냐"면서 "청와대 1급 비서관이 전 국민을 상대로 방송까지 나와서 거짓말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경악할 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탁 비서관이 지난 1일 복수의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얘기하면 BTS 멤버들은 돈을 '10원짜리 하나 안 받겠다'고 했지만 억지로 설득해 7억원을 사후 지급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에 전날에도 탁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설명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니 알려드린다"며 "현재 지급결정 완료 상태"라고 했다.
탁 비서관은 "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작성한 결과보고서가 지난 10월13일 제출됐다"며 "하이브 측 입금요청이 있어야 '입금'이 되는 정부 절차상, 하이브 측 입금 요청만 있으면 3일 후 바로 입금됨을 알려드린다"고 부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국감 이후 입장을 내고 "9월20일 유엔 공연이 상영되면서 용역이 완료돼 대금 지급 여부는 이미 결정됐다"며 "현재 후속 행정절차도 마무리돼 곧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한편 BTS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유엔 총회 특별행사인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멘트)에 참석하고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방문하는 등 특사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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