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노원구청에서 관리하는 반려동물 놀이터를 찾은 시민이 입마개를 하지 않은 대형견에게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가해 견주가 "(개를) 너무 사랑해서 일부러 풀어뒀다"고 발언해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인 30대 여성 안모씨는 지난 9월 30일 오전 10시쯤 반려견을 데리고 서울 노원구의 한 반려견 임시 놀이터를 찾았다가 발생한 사고를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인들이 중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반려견을 데리고 '오프리쉬'(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상태로 놀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안씨는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주차장에서 중소형견 놀이터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목줄 없이 방치돼 있던 대형견이 무방비 상태인 안씨와 그의 반려견에게 달려든 것이다.
반려견들을 지키려던 안씨는 발목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또 양쪽 손바닥과 무릎 등에는 타박상을 입었다. 또 안씨의 반려견 중 한 마리 역시 양쪽 뒷다리에 큰 상처를 입어 치료 후에도 흉터가 고스란히 남은 상태다.
안씨를 공격한 대형견의 견주는 반려견 놀이터 인근 무허가 건물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견주인 60대 남성은 현재 총 5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
안씨는 "사고 당시 견주는 '개를 너무 사랑해서 일부러 풀어뒀다. 사람 없는 시간이라 풀어놨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며 죽을죄를 지었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의 견종, 예방접종 유무를 확인했는데 나를 문 개는 믹스견으로 기본적인 접종도 안 된 개였다"며 "견주 말에 의하면 심지어 광견병 예방접종도 약 7년 전이 마지막이라고 했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안씨는 "치료가 먼저이니 신고는 나중에 하시고 치료부터 잘 받으시라던 견주는 현재 말이 바뀌어 병원비조차 줄 수 없다며 그냥 벌 받겠다고 신고하라고 한다"며 "현재 내 병원비만 거의 100만원이고 앞으로도 병원에 더 다녀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깁스 상태로 절뚝거리며 드레싱(상처치료)을 받으러 다닌다. 신경 선이 지나는 자리까지 물려서 발가락부터 정강이까지 감각이 제대로 돌아오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너무 괘씸해서 합의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처벌받으라고 하고 싶은 심정인데 (가해 견주가) 어느 정도 처벌을 받게 되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며 "개를 너무 사랑하셔서 기본적인 접종도 안 시키고 키우고, 반려견 놀이터 입구에 풀어 두다니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인가.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관할 지자체에 따르면 가해 견주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여서 피해자에게 보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현재 키우는 대형견들을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달 8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며, B씨에게 과실치상 또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