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황당할 수가 있을까.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가 차가 멈춰버리는 황당한 사연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오후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 방향 성주휴게소에서 생긴 일이다. 대부분 여행을 떠나거나 집으로 귀가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 당혹스러움을 감추기 어려웠을 것 같다.
이날 성주휴게소 주유소에 방문한 고객들은 아무런 문제 없이 주유를 마쳤다. 하지만 다시 차량 운행을 시작했을 때 문제가 생겼다. 휘발유를 넣고 나서 차량이 운행을 하다가 수 미터 밖에 가지 못하고 시동이 꺼져버린 것. 어떠한 이유를 찾을 수 없기에 이 차량들은 견인됐다. 이렇게 멈춘 차량이 10여대 가량 된다.
알고보니 주유소에 문제가 있었다. 주유소가 보유하고 있는 휘발유 탱크에 물이 들어가 있었던 것. 주유소 측은 휘발유 탱크와 연결된 맨홀에 물이 있는 줄 모르고 탱크에 주입했다가 휘발유와 물이 함께 섞이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휘발유와 물이 섞이면 차량 운행에 상당한 지장을 주게 된다. 휘발유가 물에 섞일 경우 내연기관이 과열을 일으켜 엔진에 손상을 주는 현상인 노킹 현상이 발생하면서 시동 불량 등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엔진이 멈춰버릴 수 있다. 피해 차량들 역시 이런 현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연료 탱크에 물이 섞인 휘발유가 들어갔을 경우 차를 하루 이상 세워두고 연료탱크 바닥에 있는 드레인 볼트를 열어 바닥에 가라앉은 물을 빼낸 뒤 새로운 연료를 넣어야 한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하기에는 복잡하기 때문에 보험사 수리를 통해 이를 복구한다.
이는 혼유사고와 비슷한 상황이다.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는 경우 물이 섞인 것처럼 엔진 노킹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휘발유를 넣은 뒤 시동을 걸게 되면 더욱 수리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수리를 받는다면 연료 탱크만 교체하면 되지만 시동을 걸었다면 엔진까지 전부 교체해야 하기 때문.
실제로 휘발유가 물에 섞이거나 유종에 맞지 않은 기름을 주유하는 혼유사고는 드물지만 제법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주유 탱크 안에도 물이 조금씩 고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주유소 측도 "물이 섞인 것을 인지한 이후 해당 라인을 전부 폐쇄했다"라면서 "일부러 물을 섞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