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로 끝나는 모양새다.

올해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는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LH 임직원 10여명이 투기 목적으로 광명-시흥 지구 내 토지를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러한 행위가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 및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소식을 접하고 국토부, LH를 비롯한 관계 공공기관 등에서 신규택지 개발 관련 부서 근무자 및 가족 토지거래를 조사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이후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개발예정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 LH 전현직 직원 29명과 이들의 친인척 51명을 수사하고 있다. 이 중에서 전현직 직원 6명과 친인척 5명이 구속됐다. 그리고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부장 남천규)는 A씨 등 3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3기 신도시 예정지에 대한 개발 정보를 취득해 지인 및 친·인척 명의로 토지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혐의(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다.

경찰은 A씨를 기소하면서 여러가지 이유를 꼽았다. 먼저 A씨는 2017년 2월 LH의 3기 신도시 관련 회의에 직접 참석했고 LH의 취락정비사업 통합개발 관련 의견을 청취하면서 내부 정보를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A씨의 지인이 주변 토지를 매입했다는 것도 확인했다. A씨의 지인 또한 재판에 함께 넘겨졌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무죄였다.

심지어 경기북부경찰청도 '경매 1타 강사'로 또다른 공분을 자아냈던 LH 직원 B씨에게도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C씨의 친인척이 매입한 부동산과 C씨의 강의정보를 분석했을 때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찾지 못한 것.

따라서 경찰이 의심과 정황 만으로 무리하게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찰 또한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고.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은 혐의 입장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라고. 판사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증거들과 정황이 많이 제시되어야 유죄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죄입증을 위해 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관계자는 "먼저 판결내용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소장을 변경하면 유죄로 혐의를 입증 가능한지, 또는 변경하지 않더라도 유죄로 입증을 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에 제출한 증거목록과 일일이 맞춰 과연 법원에서 무죄로 선고한 것이 타당한지도 살펴볼 것"이라며 "비록 항소팀에서 분석하고 결정할 사항이지만 현재로서는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선 어떤 취지로 항소하겠다는 개괄적으로 내용을 적시한 뒤 상세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통상적인 항소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주요사건의 경우, 원심에 공판관여 했던 수사검사가 항소심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