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이런 인턴을 데리고 있어야 할까?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수련의(인턴)이 과거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와중에 서울대병원 측은 과거 전력을 몰랐다고 해명하면서 그에게 별도의 징계 조치를 할 수가 없다고 밝혀 더욱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국립대병원에서 범죄 행각 경력이 있는 인턴이 근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은 서울대병원에 인턴 A씨 채용에 대한 질문을 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합격자를 대상으로 범죄경력을 조회했지만 문제가 없어 채용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A씨는 과거 다른 병원에서 근무할 때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었다.

A씨의 범죄는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일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범죄가 일어났다면 정상을 참작할 만 하지만 문제는 A씨가 병원 내에서 범죄를 일으켰다는 것. A씨는 당시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의 과정 중이었다. 그런데 그는 수술 대기 중이던 여성 환자의 신체 부위를 수 차례 만지고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

이 때 A씨는 다른 전공의들을 향해 "더 만지고 싶으니 수술실에 있겠다"라는 말을 하면서 "자궁을 먹을 수 있는가"라는 엽기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는 마취 상태에 있던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사건이기 때문에 서울아산병원 측도 A씨에게 정직 3개월 및 수료 취소 징계 처분을 내리고 해임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A씨가 먼저 퇴사하면서 해임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법정으로도 이어졌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월 A씨에게 준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을 냈다. 이 사건은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됐고 검찰은 지난 5월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관련한 공판은 서울동부지법에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5일 3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문제는 A씨가 이후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 A씨는 지난 3월 1일자로 서울대병원 인턴에 채용됐다. 서울대병원은 채용 시점이 기소 전이라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서울아산병원 근무 이후 약 2년 간 경력 공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없다는 것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A씨가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해임 등의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씨는 내년 2월까지 근무하면 인턴 과정을 수료하게 된다. 현행 의료법 규정상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에 대한 면허취소 규정이 없기 때문에 A씨가 인턴 과정을 수료한다면 의사면허가 유지된다는 것도 고민거리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