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남성 행정직원이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른 내용이다. 이로 인해서 무고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던 교직원 A씨는 계약 기간이 만료돼 학교를 떠났다. 하지만 이 학교와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해당 학교에 다니던 여고생 B양이 SNS 등을 통해서 A씨에게 접근한 것. B양은 A씨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A씨가 해주는 집밥이 먹고 싶다"라면서 그의 집에 찾아가기까지 했고 결국 성관계로 이어졌다. 이 성관계 또한 B양이 A씨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이었다고. 이후 B양은 몇 달 동안 A씨의 집에 들어와 거의 동거 수준으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집에 없을 때는 B양이 먼저 현관문 비밀번호를 열고 들어왔다고.

하지만 이들의 애정은 짧게 끝날 것처럼 보였다. B양은 이후 다른 남자와 교제를 시작하게 된 것. 하지만 A씨를 향한 집착은 끝나지 않았다. B양은 "남자를 사귀면서 힘들다"라며 A씨에게 수 개월 동안 연락을 해왔다. 심지어 칼로 자신의 몸을 자해하는 사진도 보내기도 했다. A씨는 "너무 힘들다. 연락하지 말라"며 거부 의사를 밝히고 그의 연락을 피했다.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A씨가 해당 학교의 정규직으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 것. 이 때 B양은 자신의 연락을 피한 A씨에게 앙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A씨에게 두 차례 강간과 강간 미수를 당했다면서 그를 미성년자 강간 및 강간 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심지어 B양은 담임교사에게 "A씨에게 강간을 당해 힘들다"라는 등 거짓 상담을 해오기도 했다. 그러자 A씨는 경찰에 B양이 먼저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와 통화 녹취록 등을 제출했다. 

A씨의 자료를 검토한 경찰 측은 A씨가 단 한 번도 억지로 B양을 침대에 눕힌 적이 없다는 점과 B양이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점 등을 봤을 때 A씨가 B양을 강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조사 도중 B양은 두 차례 강간을 당했다는 최초 진술을 번복하기도. 결국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현재 수사 기관은 B양에 대한 무고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A씨가 당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는 "녹취록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다면 A씨는 최소 징역 5년의 실형을 살고 취업제한 명령으로 인해 생계의 위협은 물론 전자발찌 착용 등 한 사람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뻔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