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에서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스페인의 그란 카나리아 섬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카나리아 제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섬인 그란 카나리아 섬은 라스 팔마스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 자원을 가지고 있다. 화산 활동으로 인해 생긴 섬이라 진귀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것.
그란 카나리아 섬은 특이한 자연 경관이 많아 '미니어쳐 대륙'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와 1년 관광객만 약 1,400만명 정도라고. 그런데 이 그란 카나리아 섬이 다름 아니라 환경 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원인을 찾아보니 '성관계' 때문이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린 카나리아섬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마스팔로마스 사구가 관광객들의 은밀한 성관계와 이로 인한 쓰레기들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마스팔로마스 사구는 지난 1982년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 유럽에 남아있는 마지막 모래 언덕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마스팔로마스 사구는 해안가에 위치한 등대 뒤로 바다의 물결을 볼 수 있고 이와 함께 야생 모래 언덕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장관을 연출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관광객들이 성관계를 갖는 바람에 오염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
최근 한 학술 잡지에는 '모래, 태양, 바다, 낯선 이들과의 섹스'라는 논문이 게재됐다. 이 논문에는 마스팔로마스 사구에서의 성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보호구역인 마스팔로마스 사구에서 무려 298개의 '성관계 명소'가 발견됐다고 밝히고 있다.
한 예로 지난 2018년 5월 이 지역에서는 게이 프라이드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이 축제 기간 동안 마스팔로마스 사구 지역을 조사한 결과 초목지대나 초목 주위에 움푹 파인 모래 언덕이 다수 발견됐다. 이것이 대부분 성관계의 흔적이라는 것. 심지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서도 56개의 '성관계 명소'가 발견됐다.
문제는 성관계로 인해 모래 언덕이 훼손되는 것도 있지만 그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 관광객들이 초목을 밟은 흔적이나 담배꽁초, 콘돔, 휴지, 물티슈, 깡통 등의 쓰레기가 도처에 널려 있었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은 "이 섬에 있는 그란 카나리아 거대 도마뱀이 관광객들이 남기고 간 콘돔을 먹고 죽었다"라면서 "공공장소에서의 성관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논문을 읽은 사람들이 성관계로 인해 일으키는 피해를 인식하기를 원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