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의 한 학교에 생물학적 성별이 아닌 각자가 생각하는 성 정체성에 따라서 화장실을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성 정체성 포용적 화장실'이 설치됐다.
시카고 교육청은 최근 관할 교육청 산하 초·중·고등학교에 남성용·여성용으로 나뉘어 있던 학내 화장실을 '남학생 플러스'(Boys+)와 '여학생 플러스'(Girls+)로 재구분했다.
교육청 측은 "교내 화장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편안함을 느끼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남학생+'에는 칸막이 있는 변기와 소변기가 모두 설치돼있고 '여학생+'에는 소변기가 없는 것이 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성 중립적' 1인용 화장실을 각 학교에 증설했다.
'성 중립적' 화장실은 지금까지의 경우 각 학교장 재량에 따라 설치됐지만, 앞으로는 시카고 시내 모든 학교에 설치될 예정이다.
시카고 교육청 측은 이번에 시도한 변화에 대해 "연방 교육부 인권국이 지난 6월 성전환 학생들의 권리 옹호를 위해 내린 지침에 따라 화장실 재구분 및 현판 교체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며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반발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시카고 시내 학교에 설치될 '성 정체성 포용적 화장실' 도입을 철회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지난 15일(현지 시간) 기준 총 3000여 명이 동의했다.
한편 연방 교육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16년 각 학교에 "생물학적 성이 아닌, 각자의 성 정체성에 따라 교내 화장실·탈의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해당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후 폐기됐지만,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지난 6월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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