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피해자는 마음 편히 살 수 있을까?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춘천 감금 사건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청원인 A씨는 자신을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소개했다. 얼마 전 벌어진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법원의 형량이 적다는 주장이었다.
사건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30세 여성인 A씨는 가해자인 36세 남성 B씨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다. 두 사람은 당시 연인 사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생활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B씨는 목을 조르고 머리를 움켜쥔 채 뺨을 때리는 등 A씨를 심하게 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A씨는 B씨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악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씨는 이틀 뒤 다시 A씨를 불러내 열흘 넘게 감금했다. 그러면서 B씨는 "도망가면 죽여 버리겠다"라고 A씨를 위협하면서 계속해서 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얼굴 오른쪽이 망가졌다고.
B씨는 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지난 9월 춘천지법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폭행죄로 징역 4개월이 선고됐다. B씨는 과거에도 사귀던 여성에게 폭행, 상해, 감금 등을 저질러 징역 3년을 살았던 인물.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지만 그에게는 3년 4개월의 징역이 선고됐다. 현재 B씨는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해 항소 중이다.
A씨는 청원글에서 "이 사건으로 큰 상처와 트라우마가 생겼으며, 아이들 또한 상처와 트라우마로 치료를 받고 있다"라면서 "끌려다니는 동안 인슐린과 당뇨약을 먹지 못해 저혈당이 왔으며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걸 경험했다"라고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현재 그는 정신과 약이 없으면 제대로 잠들지 못할 정도라고. 그러면서 A씨는 "언제 또 나타나서 보복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고통 속에 살고 있다"라면서 "피해자는 매일 고통 속에 사는데 피고인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형량이 너무나도 적다"라고 주장했다.
알고보니 B씨가 체포 이후 반성문을 작성한 것이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고. A씨는 "한두 번도 아닌 세 번째 범죄이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피고인에게 반성문을 썼다는 이유로 양형 사유가 인정된다면 어떤 피해자들이 맘 편히 살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하면서 법원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