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익명의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때 성인 인증을 필수로 하게 됐지만, 정작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에는 특별한 규제가 없는 가운데 무분별한 '성(性)적 대화방'이 활개를 펴고 있다.
27일 카카오톡 오픈채팅 추천 키워드에는 '임신'이 가장 상단에 위치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검색 화면에서 '임신'이라는 키워드를 클릭하자, "임산부 찾아요", "임산부 들어오세요", "임신하신 분 있나요?"라는 제목의 대화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일부 대화방에 접속해 "임산부를 찾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임산부가 섹시해서요", "제 성적 취향이어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혹시 배 나온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등의 답변을 받았다.
그동안 이용자 간 익명 온라인 대화를 제공하는 랜덤 채팅이 아동 및 청소년 성매매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경로로 지적돼 왔다.
이에 작년 9월부터 여성가족부가 이를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하고 회원가입 시 성인인증을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같이 실명과 익명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랜덤채팅 앱이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되자 아무런 규제가 없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이 범죄의 창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부의장은 "카카오톡과 같은 익명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등에 익명 채팅 관리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겠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법 개정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