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가 신차 가격보다 비싼 희귀한 현상이다.
우리나라에도 전기차가 속속 보급되고 있다. 테슬라 등 해외 브랜드와 함께 현대와 KIA에서 만든 아이오닉5, EV6 등 국산 전기차들도 등장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있다. 아직까지 단점도 지적 받지만 저렴한 유지비 등 장점도 많아 전기차 구매 수요층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해였다. 국산 전기차들이 속속 시장에 등장하면서 차량 구매가 좀 더 수월해진 것. 특히 정부와 지자체가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도 있기 때문에 올해가 가기 전에 보조금 혜택을 받아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문제는 전기차의 중고차 가격이 기존 신차 가격을 뛰어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신차를 구매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수급 불균형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전기차들은 주문을 하면 1년 이상 기다려야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제네시스 GV60은 출고 대기 기간이 12개월이고 KIA EV6는 13개월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도 비슷한 상황.
알고보니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엔진을 제어하거나 전방 카메라 등 전기차에는 꽤 많은 반도체가 들어간다. 그런데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여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실제로 반도체 제작사들은 2023년까지 주문이 밀린 상태라고.
게다가 내년에는 차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제조사들은 여러 이유를 들면서 배터리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광물들의 가격이 뛰자 원가가 덩달아 상승하는 것.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를 이미 7% 인상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내년 1월 10%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타이어 업체들도 가격을 올리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내년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서 유럽 시장 타이어 판매 가격을 5% 가량 인상한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또한 유럽 시장 가격을 5~10% 올릴 계획. 이 또한 원자재인 천연고무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이렇게 내년 차 가격 인상이 예고되는 가운데 전기차 국고 보조금도 7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줄고 보조금 지급 기준 차량 가액이 6천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전기차 신차 구매보다는 차라리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중고차를 바로 사겠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