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개미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있는 국내 대형 임플란트 제조업체 오스템 임플란트에서 대형 사건이 터졌다. 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무려 1,880억원을 횡령했다는 것. 해당 직원에 대한 법적 처벌도 중요하지만 최근 우량주로 평가 받고 있는 회사라 향후 주식에 대한 흐름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스템 임플란트의 자금 담당 직원인 45세 A씨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된 사건이 있다고 알렸다. A씨가 횡령한 자금은 1,880억원 수준이다. 오스템 임플란트의 자기자본 약 2,047억원의 92%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이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A씨는 부장급에 해당하는 재무관리팀장으로 일하면서 잔액 증명서 등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지난해 12월 31일 A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A씨의 단기간에 범죄가 발생한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는 점. 한국거래소는 오스템 임플란트 주식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주식 거래를 정지한다고 알렸다. 주식 상장사에서 직원이 자기자본 5% 이상을 횡령하거나 배임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지난 2007년에 주식 시장에 상장한 임플란트 제조 업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량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코스닥 시총 23위다. 특히 지난 2021년에만 주가가 3배 가량 오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981억원을 기록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주식 거래가 정지된 것.
한국거래소는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상장적격성 심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 거래가 곧바로 재개되지만 상장적격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기업심사위원회에 회부되고 이 위원회에서 상장유지,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등을 결정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오스템 임플란트의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업의 성과와 투자자 보호라는 이슈를 감안한다면 상장 폐지는 부담스럽기 때문. 다만 이 사건으로 회사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에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작 횡령한 A씨는 다른 기업에 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소재 회사인 동진쎄미켐 주식 1,430억원 어치를 한꺼번에 사들인 '슈퍼개미'와 동일 인물일 수 있다고. 일정 부분 신상 정보가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