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중학교 남자 교사가 여학생들을 상대로 상습 성범죄를 저지른 가운데, 해당 학교 측은 "선생님이 잘생겼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놔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MBC 보도에 따르면, 부산 연제구의 한 중학교에서 30대 교사 A씨가 여학생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같은 학교 여학생들에게 '예쁘다', '보고 싶다', '가슴이 부각돼 섹시하다', '골반이 넓어야 한다', '다리도 뚱뚱한데 치마를 왜 입냐', '예전에 미성년자랑 잔 적이 있다' 등 성희롱적 메시지를 보냈다.

또 A씨는 한 여학생이 치마 위에 옷을 덮고 있자 이를 잡아당겼다. 이에 옆에 있던 친구가 "왜 그러세요. 놔주세요"라고 항의하자 "너는 볼 것도 없잖아"라며 외모 비하를 일삼았다.

그러나 졸업식 당일 A씨만 참석한 채 열린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에서는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렇듯 학교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A씨가 한 달 동안 10여 차례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학생들이 담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교장을 찾아가자 뒤늦게 "왜 신고했냐"고 타박했다.

이에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학교 측은 부적절한 해명을 내놓았다. 학부모들은 "처음 부임한 선생님이 무슨 간으로 이런 짓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교장은 "선생님이 잘생겼다. 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교장은 "A씨가 본인으로서는 친근하게 지냈고 그런 상황에서 얘기된 것이다. 애들을 어떻게 하려던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피해 학생 학부모는 "전형적인 그루밍 성범죄라고 생각한다. 가해자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까지 반항할 수 없는 심리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의 대응이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빗발치자 학교는 뒤늦게 교육청과 경찰에 신고했다. A씨 또한 수업에서 배제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시작하는 등 A씨에 대한 성추행 혐의를 조사 중이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