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 소재 육군훈련소에서 1995년 '전면 금연' 정책 채택 이후 27년 만에 흡연을 시범 허용 중인 가운데 한 병사가 간접흡연과 담배 냄새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육군훈련소 병사라고 밝힌 A씨는 지난 5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글을 올려 훈련병 흡연 시범 운영의 실태를 고발했다.
A씨는 "최근 육군훈련소장님이 바뀌시며 강한 훈련, 강한 휴식을 중점으로 여러 가지 변화를 도입하셨다"며 "그 중 중점사항은 훈련병 휴대전화 사용, TV 시청, 흡연 허용"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훈련소를 새롭게 바꾼다는 생각 자체는 동의하지만, 제대로 된 대책 없이 시행된 현재의 실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글에 따르면, A씨의 연대에서는 훈련병 흡연만 시범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병장에 흡연장을 만들어 매 끼니 식사 후 흡연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개방된 곳에서 흡연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간접흡연이 심각하며, 연병장과 가까운 생활관은 환기도 못 할 뿐더러 창문을 닫아도 담배 냄새가 나는 상황이다.
A씨는 "비흡연자 훈련병은 물론, 조교들도 지나다닐 때나 생활관 내 훈육 업무를 진행할 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PX 이동, 뜀 걸음, 생활관 휴식 등 담배 냄새를 맡아야 하는 부분에 대한 대책 없이 시행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연대 특성상 훈련병 흡연 간 거리 두기까지 고려한다면 마땅한 흡연장소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흡연권을 존중해 흡연할 만한 장소를 꼽자면 인적이 다소 드문 연병장 옆 불교 대법당 앞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의 "생명권까지 연결되는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라는 판례를 언급했다.
끝으로 그는 "조교들이 훈련병들 담배 심부름하고 라이터 불출 등 추가적인 업무가 생겼다"며 "비흡연자인 병사들, 훈련병들의 불만은 뒤로한 채 흡연권을 존중하는 훈련소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흡연 허용은 선 넘었다", "군캉스 아니냐", "나 때는 2주 동안 씻지도 못했다", "이 정도면 나도 재입대한다", "훈련소 많이 좋아졌다", "군대가 애들 장난이냐", "담배에 휴대전화까지…. 군대 캠프 수준" 등 거세게 비난했다.
한편 논산훈련소는 지난달 28일부터 훈련소 내 2개 교육대 소속 훈련병을 대상으로 흡연 허용 방안을 시범 적용 중이다. 이는 지난해 논산훈련소의 코로나 과잉방역 논란이 불거지자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육군이 추진한 후속 조처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