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신 싸워주는 모습이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인 김치가 자국의 요리인 '파오차이'라고 주장해 국내 반중 정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물론 중국이 김치를 노리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 과거 중국은 자신들 주도한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국제 표준단체인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최종 인가를 받았고 UN 주재 중국 대사가 직접 김치를 담그며 홍보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에 대해 날선 반응을 크게 보이지 않아 한국 사람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이 등장하는 등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중국의 것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오히려 해외에서 김치의 종주국은 한국이라는 입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든든한 우군이 생긴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대만이다. 대만 정부가 김치는 한국이 종주국이라는 입장과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달하면서 중국 대신 한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19일 대만 외교부는 자신들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한 가지 소식을 전했다. 대만과 한국이 국제 면허증을 상호 인정하는 협정을 체결한 것. 이 협정을 통해 한국과 대만의 양 국민들은 서로의 나라에서 국제면허증만 소지하고 있으면 운전을 할 수 있다.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절차를 간소화한 것.
대만의 입장만 보면 별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대만 외교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대만과 한국은 경제, 무역 및 관광 등 상호 교류에서 상당한 성장을 경험했다"라면서 "지난해 양국은 서로의 다섯 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였고, 코로나 이전까지 연간 상호 관광객수가 245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교류도 빈번해졌다"라고 소개했다.
핵심은 포스터였다. 대만 외교부는 이 협정 사실을 알리는 포스터에 '타이완' 번호판을 단 자동차와 함께 'KIMCHI'라고 적힌 배추김치 그림을 함께 담았다. 김치라는 우리나라의 표기부터 정확하다. 이는 곧 채소를 절여 만든 음식이 중국의 '파오차이'가 아니라 한국의 '김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주한 미국 대사관도 '김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는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매년 11월 22일이다. 이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은 버지니아주의 아린 신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마크 김, 마커스 사이먼 하원의원 등이 동참해서 만들어졌다.
특히 이 '김치의 날' 결의안에는 미국에서 김치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버지니아주는 김치의 날을 지정하면서 김치의 역사와 함께 건강식품으로 김치가 얼마나 우수한지 알리고 유네스코에서 김치를 준비하고 보존하는 과정인 한국의 김장을 무형 문화유산으로 인정한 점을 명시했다.
그러자 주한 미국 대사관은 매년 11월 22일이 '김치의 날'로 제정됐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김치의 날을 기념할 가장 좋은 방법을 추천해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 또한 중국의 '파오차이'가 아니라 한국의 '김치'에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