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이 용산 주한미군 기지 중 일부를 반환하기로 한국 정부와 합의한 가운데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는 용산의 미군기지를 이전하기로 하면서 이 부지를 한국에 반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제는 반환도 지지부진할 뿐만 아니라 환경 정화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 정부는 용산기지 부지 중 50만㎡를 올해 초까지 반환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주한미군은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위치한 스포츠필드와 기지 남동쪽의 소프트볼 경기장 부지 등 용산기지 두 곳을 우선 반환했다. 이런 식으로 주한미군이 한국에 반환한 기지 부지는 총 16만 5천㎡다.
이와 함께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2월 성명을 통해 ""한미연합군사령부 본부의 험프리스 기지 내 이전이 연합작전능력 향상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할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내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국 측은 2022년 초까지 상당한 규모의 토지가 반환될 것이라면서 향후 계속해서 반환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주한미군이 반환해야 할 부지가 한참 남아있다는 것. 지금까지 약 20만㎡가 반환된 상황. 올해 초까지 반환하기로 합의된 면적인 50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전히 전체 용산기지 중 반환받지 못한 면적이 180만㎡에 이른다. 이제 겨우 10% 정도 반환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성명에 따르면 용산에 위치한 한미연합사령부는 평택 험프리스 기지로 올해 안에 완전히 이전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면 한미 국방부 간 약속이 이행될지 의문이다.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 상황에 대해 아직 미군이 용산기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반환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용산기지의 정화도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용산기지 내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자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에 환경오염 구역 정화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주한미군이 이를 거부하자 우리 정부는 우선 정화 작업을 직접 한 뒤 미군에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여전히 비용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국방부가 직접 환경오염 정화를 완료한 기지는 무려 17개에 해당한다. 정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약 2,200억원에 가까운 돈이 정화에 들어갔다. 정부는 주한미군 측에 정화 비용에 대한 청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주한미군 역시 비용 지불을 거부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어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한미 국방부 간 엇박자가 계속 나고 있는 상황에 속 타는 것은 우리 정부다. 우리 정부는 용산기지를 반환 받아 2027년까지 공원을 조성하고 각종 복합시설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한미군이 평택으로의 이전 지연과 잔류 인원을 위한 시설 공사 미완료를 이유로 반환을 미루고 비용 지불을 거부하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