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스위프트가 어떤 것이기에 '핵폭탄급 제재'라는 말이 나올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개시하기 전에도 전쟁이 일어나면 제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국제사회는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자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를 시작하고 있고 더욱 더 강도 높은 제재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조금씩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 수위를 높여왔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분리 독립을 승인하자 이 지역에 신규 투자와 무역 등을 금지하는 1차 경제제재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은 다음 날인 22일에는 러시아 사회간접자본과 군수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러시아 국책은행 두 곳과 이들의 자회사 42군데를 제재했고 크렘린궁을 포함해 가족과 연줄이 있는 러시아 고위층 다섯 명의 제재 방안도 발표했다. 추가로 러시아 국채의 유통도 차단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독일도 나섰다. 미국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의 자회사인 '노르트 스트림-2 AG' 제재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독일은 깊은 고민 끝에 천연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의 중단을 선언했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이다.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여기를 통해 수출된다. 독일이 자신의 피해를 감수하고도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겠다는 것.
우리나라도 고심 끝에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면서 전쟁에 반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 개입보다 약한 수준의 경제제재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 결과 미국은 계속해서 협상 끝에 '핵폭탄급 제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 백악관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 방안으로 SWIFT(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배제하기로 유럽연합 등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스위프트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를 뜻하는 말이다. 이는 은행 업무의 필수 인프라로 200여개국 11,000곳이 넘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전산망이다. 스위프트에서 차단되면 해외 금융기관과 돈을 주고받는 업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를 국제 금융망에서 고립시킨 것.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는 방안을 망설여왔다. 러시아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지만 그동안 러시아와 거래를 해온 서방 국가와 기업들에도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스위프트 퇴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방 국가들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단절 시키고 국제적으로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려고 한다. 이 결정에 동참했다"라고 밝혔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유 중인 외환 보유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경제제재의 영향을 훼손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