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아버지가 지하철 객실 내에서 젊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폭언을 들었다며 도움을 구하는 아들의 호소문이 올라왔다.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손이 떨리더군요. 저의 아버지임을 알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소기업을 운영 중인 A씨(50)는 이날 점심 중 유튜브에서 '1호선 패륜아'라는 영상을 보게 됐다. 영상을 본 그는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고, 눈을 의심하게 됐다.
A씨는 "영상에서 보이는 어르신이 제 아버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설마 하면서 다섯 번은 더 돌려봤다. 순간 손이 부르르 떨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라인이나 가지고 계신 휴대전화와 외모, 목소리까지 모두 곧 80세가 되는 제 아버지가 확실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본 '1호선 패륜아' 영상은 46초짜리로, 지난 3월 16일 지하철 1호선에서 촬영된 것이다. 영상에는 한 젊은 남성이 자리에 앉아있는 노인을 향해 폭언을 쏟는 모습이 담겼다.
젊은 남성이 "공무원도 이 시간에 퇴근 안 해 인마"라고 하자, A씨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성은 "왜 말을 그렇게 하시냐"고 했다.
젊은 남성은 주위 시선에도 불구하고 "나이도 XX 많은 것 같은데 인생 똑바로 살아라", "잘 사는 인생 멋있다", "직장도 없지? 거지 같은 XX", "돈도 없어서 그 나이 먹고 차 한 대 없으니까 지하철 타고 다니냐", "쪽팔린다. 나 같으면 죽었어. 왜 사냐" 등 폭언을 퍼부었다.
이에 노인은 문제의 남성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알겠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주변에는 말리는 이가 없었으며, 젊은 남성은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이내 자리를 떴다.
A씨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아버지께 전화해 안부를 묻고 조심스레 여쭤봤다.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하던 그의 아버지는 결국 "그런 일이 있었다"며 인정했다. 평소 감기도 걸리지 않는 등 건강했던 A씨의 아버지는 이 사건 이후 열흘 동안 몸살로 앓아누웠다.
A씨는 "앓아누웠다고 하셨을 때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일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 그 일로 마음고생해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는 "폭력을 당하거나 물질적 피해를 본 게 아니고, 이미 영상이 퍼진 만큼 따로 응징할 필요가 없으니 훌훌 털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솔직히 잘 털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외에도 경찰서에 모욕죄로 신고할지, 개인적으로 젊은 남성을 찾아내 사과를 받아낼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특히 해당 남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 사람에게는 사례하겠다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식 입장에서 뭐든 못하겠냐. 위로한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화가 많이 난다", "꼭 찾아내서 처벌해라", "아버님께서 현명하게 잘 대처하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가방 끈 옆에 액션 캠으로 추정되는 것이 보인다"며 "액션캠 켜놓고 시비 건 뒤 욕하거나 때리면 합의금 뜯어내려는 사람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