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병대에서 사건이 터졌다.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선임 병사 3명이 후임병 한 명을 구타하고 심지어 성 고문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5일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폭로했다. 주기적으로 해병대에서 가혹 행위가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충격적인 사건이 등장한 것.
군인권센터의 주장에 따르면 피해자는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병사 A일병이다. A일병은 지난 2021년 12월 입대해 현재 생활관에서 기수가 가장 낮은 막내 병사라고. 그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선임병들로부터 구타와 가혹 행위, 심지어 성추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일병이 지목한 가해자는 세 명이다. B병장을 비롯해 C상병과 D상병이다. 이들은 먼저 A일병을 지속적으로 구타했다. A일병의 뒤통수를 때리거나 이유 없이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러한 인권 침해 행위가 3월 30일 A일병이 간부에게 보고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세한 피해 내용을 들어보니 더욱 참혹하다. 가해자들은 자주 A일병을 침대로 불러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격투기를 가르쳐주겠다"라는 명목으로 A일병을 침대에 눕혔다. 그 뒤 배를 꼬집거나 유두에 빨래집게를 꽂고 손가락으로 튕기는 등의 행위를 했다. 이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가혹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군 장병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으로도 이들은 정신적으로 가혹 행위를 하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A일병에게 "내일은 가슴이다"라거나 "오늘도 어김없이 맞아야겠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C상병의 경우 A일병의 허벅지에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는 단어를 적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 3월 26일 저녁에는 더욱 경악할 만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A일병은 샤워를 마친 상황. 이 때 C상병과 D상병이 접근했다. 그들의 손에는 이발 도구인 바리깡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이 바리깡으로 A일병의 음모를 밀었다고. C상병은 A일병에게 "선임이 해줬는데 '감사합니다'라고 해야지"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어 이날 밤에는 흡연실에 있던 A일병에게 C상병이 또다시 찾아왔다. C상병은 A일병에게 옷을 벗고 신체 부위를 보여주라고 강요했다. A일병이 강요에 의해 옷을 벗자 주변의 선임 병사들도 모여들었다고. A일병은 결국 자신의 신체 부위를 서너 차례 선임병들에게 보여줘야 했다.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A일병은 부대 간부와 면담을 통해 이를 보고했고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에게도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의 조사에서 가해자들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했다는 점은 지적을 받고 있다. 당국은 가해자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였다고 해명했지만 군인권센터는 군사경찰의 불구속 수사가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