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가 부른 살인이라고 하기에는 죄질이 중하다.
최근 한 30대 중국인이 직장 동료의 남편을 살해했다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35세 중국인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한 직장 동료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가 그의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사건은 지난 202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는 같은 국적을 가지고 있는 직장 동료 B씨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B씨는 유부녀였다. B씨는 자신의 남편 C씨와 함께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C씨는 한국인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어느날 밤 한 주점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6일 A씨는 오후 10시경 전라북도 정읍시의 한 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여기에는 B씨와 C씨 부부를 포함해 또다른 중국인 지인 두 명이 더 있었다. 총 다섯 명이 술자리에 참석한 것. 중국인 네 명과 한국인 한 명이 참석한 셈이었다. 이들은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A씨는 한국인인 C씨와 의사소통을 쉽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A씨는 C씨와 대화를 하기 위해 휴대전화에 있는 번역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말을 했다. 술자리가 모두 끝날 무렵 A씨는 C씨에게 번역기로 말을 걸었다. 그는 중국어로 어플리케이션에 말했다. "오늘 재미있었으니 다음에도 누나와 같이 놀자"라고 입력했다. 여기서 '누나'는 B씨다.
그런데 이 때 번역기는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 이 어플은 한국어로 "우리 다음에 아가씨랑 같이 놀자"라고 말했다. 오역을 한 것이다. 이 번역기를 본 C씨는 굉장히 화를 냈다. 특히 C씨는 '아가씨'라는 단어를 노래방 접대부로 오인하기도 했다. C씨는 A씨에게 "왜 아가씨를 찾는가. 나는 아내가 있다"라고 화를 냈다. A씨에게 욕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A씨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A씨 또한 B씨에게 욕설로 맞받아쳤다 A씨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 했고 이 와중에 C씨에게 얼굴을 맞기도 했다. 이 때 A씨는 호감이 있던 B씨 앞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더욱 격분했다.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그리고 A씨는 인근 마트로 가 흉기를 구매했다.
몇 시간 뒤 A씨는 C씨를 주차장으로 불러냈다. 이 때 C씨는 A씨에게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러자 A씨는 더욱 화가 났다. 결국 A씨는 C씨의 목과 복부 등을 13차례에 걸쳐서 흉기로 찔렀다. 심지어 A씨는 흉기에 찔린 이후 도망가는 C씨를 쫓아가서 계속해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A씨는 인근 지구대에 자수했다.
재판부는 이런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매우 잔혹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을 겪다 사망했고, 유족은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면서 "피고인은 유족에게 합의를 위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