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등·하원 도우미 비용이 150만원에 달해 너무 비싸다고 토로하자 "세상 물정 모른다"는 뭇매가 쏟아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등·하원 도우미 비용이 너무 비싸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갈무리돼 지난 2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다.
육아휴직 1년 후 복직을 앞뒀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육아를 도와주기로 했던 시어머니가 허리를 다쳐서 도우미를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에 따르면 A씨가 구하는 아이 등·하원 도우미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등 총 3시간 동안 일해야 한다. 여기에는 이미 만들어둔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아이에게 아침, 저녁으로 먹이는 일도 포함된다.
그러나 A씨가 내건 조건은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면접을 보러온 한 할머니는 "새댁이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준다. 이렇게 하면 돈이 별로 안 돼서 단기로 하다가 다 그만둔다"며 "아침 2시간, 저녁 3시간은 써야 한다. 아침과 저녁 합해서 5~6시간 해야 (도우미들에게도) 돈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할머니가 내건 조건으로 하면 비용이 150만~170만원"이라며 "시급은 1만3000원에 교통비를 따로 줘서 약 143만5000원을 주거나 월급제로 150만원 달라고 한다. 이것도 그나마 적은 비용이라는 게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등원, 하원도우미 각 따로 구하면 비용은 15만원 정도 아낄 텐데 아이가 어려서 한 분이 하시는 게 나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등·하원 도우미 비용에 제 교통비 내고, 회사 점심 비용 내면 남는 게 얼마 없다. 다들 이 비용에 등·하원 도우미 쓰시는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세상 물정 모른다", "노동력 저렴하게 부려 먹는 시대는 지나갔다", "비싼 게 아니고 현 시세가 그렇다", "A씨 입장에서는 3시간만 쓰는 거지만 도우미 입장에서는 온종일 매여 있는 거나 다름없다", "그냥 일을 그만둬라" 등 A씨를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도우미 금액이 부담이면 어린이집을 옮겨라", "아이 등원은 직접 하고 하원만 도우미 구해라" 등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A씨는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물가나 집값 등을 생각하면 남편 혼자 벌어서는 입에 풀칠만 할 것 같다"며 "남편 직장이 그나마 시간 조정할 수 있고 내 직장은 불가능하다. 육아 휴직 후 복직도 타 부서로 파견 보내려다가 인사담당자와 면담 여러 번 한 끝에 기존 부서 출근할 정도로 열악하다"고 털어놨다.
또 A씨는 "남편 쪽으로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하니 남편이 거부한다. 등원만 남편이 하고 하원도우미를 쓰자고 하는데 이사 가기 싫어하고, 등원도 안 도와주려고 한다"면서 "어린이집에서는 9시 이후에 등원해달라고 한다"고 난감한 상황을 전했다.
끝으로 A씨는 "남편도 내가 직장 두는 것은 반대하고 나 역시 대학원까지 공부해서 직장 놓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이냐"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육아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은 "이런 사연 보면 출산율 저하가 납득된다", "남편도 너무 이기적이다. 서로 양보해라", "재취업이 어디 쉽겠냐. 본인 경력 다 내려놓는 건데 잘 생각해야 한다", "이러니 누가 애 낳고 싶어 하냐", "아이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