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긴장해야 할 때다.
코로나19가 조금씩 잠잠해지려고 하자 이번에는 원숭이두창이 등장해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현재 유럽과 북미, 중동 등 국제사회 속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더욱 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보고는 없다. 하지만 방역당국 차원에서 먼저 선제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원숭이두창의 위기경보를 '관심' 단계로 지정해 꾸준히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열과 두통, 근육통, 탈진처럼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그리고 1~5일 정도가 지나면 얼굴에서부터 발진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발진이 점점 전신으로 퍼지면서 흉측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주로 감염 후 2~4주가 지나면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감염병위기관리전문위원회는 원숭이두창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고 지난 31일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시가 개정되면 8일에 발령될 예정이다. 발령 전까지는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선제 관리할 계획.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다는 것은 해당 감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갑작스럽게 국내 유입 또는 유행이 예견돼 긴급하게 예방 및 관리가 필요한 경우 질병청장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해 고시로 지정할 수 있다. 2급 감염병에는 코로나19와 함께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은 비대면 위기평가회의를 열어 원숭이두창에 대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현재 위기경보는 4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첫 단계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고위험집단의 위험도는 '중간'이고 일반인의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
물론 질병관리청은 국내 감염 사례가 발견될 경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스라 불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도 2018년 9월부터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황.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원숭이두창 대책반'도 운영하면서 국내 유입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기존에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아프리카 중서부국가를 제외하고도 31개국에서 확진자 473명과 의심환자 136명이 보고된 상황이다. 가장 환자 수가 많은 국가는 스페인이다. 116명이 확진됐고 77명이 의심환자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이미 원숭이두창을 '보통위험'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