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대형 백화점이 문을 닫았다?
부산광역시가 갑작스럽게 전해진 소식에 난리가 났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티인먼트 동이 6월 1일부터 잠정 영업을 중단했다. 애당초 예고된 일정이 아니라 갑자기 정해진 방침에 많은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지난 31일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알고보니 롯데백화점 광복점에는 제법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었다. 부산광역시가 롯데쇼핑 측에 발빠른 대응을 촉구하면서 이런 조치를 내린 것.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지난 2009년 개점한 백화점이다. 당시 부산시는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정식으로 승인하지 않고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임시사용 승인을 내줬다. 부산시는 이 때 조건을 하나 달았다. 바로 부산시에 롯데타워를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승인을 중단한 것.
롯데쇼핑은 지난 2000년에 부산 중구 옛 부산시청 터에 107층(428m) 규모로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롯데타워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롯데타워는 각종 시설과 함께 주거시설까지 포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표 이후 사업성 확보를 위한 주거시설 문제를 좀처럼 풀지 못하고 있다.
결국 롯데쇼핑이 추진한 롯데타워 건립은 2013년 터 파기 공사 이후 지지부진한 속도를 냈다. 그리고 지난 2019년에는 설계를 아예 변경하면서 롯데타워 규모도 지상 56층에 높이 300m 규모로 축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은 매년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했고 부산광역시가 이를 받아주면서 13년째 영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묘한 기류가 포착됐다. 부산시가 "롯데는 롯데타워 건립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임시사용 승인만 받고 있다"라고 말한 것. 결과적으로 임시사용 승인 허가 마감일인 지난 31일에 추가 연장을 불허했다. 부산광역시는 "롯데쇼핑이 옛 부산시청 터에 건립하기로 한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다가 업체의 추진 의지도 미약해 상업시설만 활용하도록 놓아둘 수는 없다"라고 불허 이유를 밝혔다.
일단 롯데쇼핑은 고개를 숙였다. 근본적인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측은 "통상 임시사용 승인 마감 한 달 전쯤에 신청하고 2주 전쯤 실제 승인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마감일까지 부산시가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라면서 "시의 입장을 이해한다. 하루 빨리 진정성 있는 롯데타워 건립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제는 이 백화점 건물에서 일하는 약 3천명의 직원들이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일할 곳이 없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부산에서 매출 규모가 세 번째인 큰 백화점이다. 주변 광복동 상권의 상인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