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배탈 나 급한 마음에 여자화장실 앞에 세워둔 5세 아들이 쫓겨났다며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성 A씨가 전날 문화센터에 방문했다가 속상한 일을 겪었다며 푸념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그는 화장실이 급해 아이를 문 밖에 둔 채 볼일을 보러 들어갔다. 이때 한 여성이 "얘, 너 여기 여자화장실이니까 나가"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A씨는 아들에게 하는 말인 줄 알고 아들 이름을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다.
서둘러 나온 A씨는 아들이 화장실 안에 없자 깜짝 놀라 밖으로 찾아 나섰다. 그는 어디선가 '엄마'를 부르며 우는 소리를 듣고 겨우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아들은 A씨와 옷차림이 비슷한 여성을 보고 엄마인 줄 알고 따라갔다가 아닌 걸 확인하고 놀라서 울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원래는 아이를 화장실 칸 안까지 들어오게 해서 문 닫고 볼일 보는데 어제는 너무 급했다"면서 "그 순간 아무리 급해도 아이랑 같이 들어갈 걸 하는 생각과 아이를 밖으로 내보낸 아가씨에 대한 원망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잃어버렸으면 어쩔 뻔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철렁한다"며 "집에 돌아와서도 나가라고 한 여자가 대체 누군지 알 길은 없지만 불쑥불쑥 화가 난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A씨는 아들 키는 108㎝에 몸무게는 19㎏ 정도라고 밝히고, "그 여자 눈에는 우리 아이가 다 큰 남자아이처럼 보였던 걸까? 우리 애가 크긴 해도 초등학생만 하지 않다. 6세 애들이랑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계속해서 아들을 내쫓은 여성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나도 잘한 거 없지만 아이를 무작정 화장실에서 내보낸 그 여자에게 화나는 게 이상한 거냐"면서 "남자아이라도 엄마랑 둘이 밖에 나와 있을 땐 초등학생이 아니고서야 화장실 따라 들어가는 거 아니냐. 여자화장실이라도 칸막이 돼 있고 다들 옷 입고 돌아다니고 손만 씻는데 남자아이 들어왔다고 그렇게 불쾌할 일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너무 어른처럼 대하지 말아달라. 요즘 세상이 엄마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너무 각박한 것 같아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글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를 혼자 두고 엄마가 문 닫고 사라졌는데 누굴 탓하냐", "잘한 거 없다면서 왜 남을 원망하냐" 등 A씨를 비난했다.
그러자 A씨는 "내 불찰이 맞고 그 부분은 나도 많이 후회했다. 아이가 문 열어달라고 오지도 않고 울지도 않길래 내심 마음을 놓았다"면서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 아무에게나 아이를 맡길 수도 없고, 화장실에 어린 남자애가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불쾌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몰랐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문은 아래가 보일 정도로 뚫린 곳도 아니다. 5세면 아이가 컸다고 생각하시는데 아니다"라며 "5~6세 아이들이 어린애가 아닌 것 같아 보여도 비슷한 차림을 보면 엄마인 줄 알고 따라가는 어린아이니 너무 청소년 대하듯 야박하게 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또다른 누리꾼들은 "미혼이거나 아이 없는 여성들은 5세 아이가 어떤 지능과 이해력을 가졌는지 잘 모를 것"이라며 "5세면 '엄마는 어디 있니?'라고 물어봐 줄 수도 있는데 다짜고짜 쫓아낸 건 잘못"이라고 A씨를 옹호했다. 동시에 "엄마 잘잘못을 떠나 일단 어린애 혼자 있으면 보호자를 찾지, 그 자리를 그냥 이탈하게 하면 안 된다"고 아이를 쫓아낸 여성을 지적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