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서운 상황에서 침착한 대응이 큰 피해를 막았다.
부산광역시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 진료에 불만을 품은 한 60대 남성이 휘발유를 응급실에 들이붓고 불을 지른 것. 최근 SBS의 보도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는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휘발유를 바닥에 붓고 방화를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불을 지른 남성 A씨는 응급실에 있던 한 환자의 보호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3시간 전에도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렸다. 당시 응급실에는 A씨의 아내가 있었다. 그는 아내에 대한 진료가 늦다면서 의료진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귀가 조치가 됐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서 방화를 한 것.
A씨가 방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병원 내 CCTV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장면을 보면 슬리퍼 차림의 A씨가 한쪽 팔에 페트병을 낀 채 응급실 로비를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이 페트병에는 휘발유가 가득 들어있었던 상황. 그는 응급실 로비에서 페트병의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바닥에 쏟아부었다.
이것이 휘발유인 것을 직감한 의료진은 곧바로 A씨를 제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A씨는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은 휘발유를 모조리 바닥에 부었다. 이후 A씨는 응급실 구석에서 라이터를 켠 뒤 휘발유에 불을 붙였다. 한 번 붙기 시작한 불길은 순식간에 응급실 바닥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이 불이 응급실 안으로 본격적으로 번질 경우 다른 환자들 또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일단 의료진은 몸을 피한 다음 곧바로 화재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불길을 잡는 것은 물론이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환자들까지 대피시켰다.
CCTV를 보면 의료진 중 한 명이 병원 안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꺼내들고 진화를 시작한다. 그리고 또다른 의료진이 소화전에서 소방 호스를 꺼내고 있다. 다른 의료진들은 일사불란하게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사고 당시 응급실에는 환자와 의료진 등 47명이 있었지만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으로 인해 불은 1분 만에 꺼졌다. 하지만 피해는 있었다. 화재로 인해 연기가 발생했고 매캐한 냄새로 인해 해당 병원의 응급실은 10시간 넘게 운영을 중단해야 했다. A씨 또한 방화를 하면서 왼쪽 어깨부터 다리까지 불이 옮겨붙어 2~3도 화상을 입고 말았다.
현재 A씨는 자신이 불을 지른 해당 병원에서 화상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경찰 측은 A씨가 치료를 마치는 대로 방화 혐의로 입건해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응급실에 불이 난 상황에서 침착하게 환자를 대피시키고 화재를 제압했을 뿐만 아니라 방화범까지 치료해주는 의료진의 노고는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