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은 중요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슈퍼히어로 저작권을 보유한 미국 출판업체 디씨 코믹스가 한국에 저작권 침해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일부 태권도장에 '슈퍼맨'을 상호로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대구에서 10년 동안 '슈퍼맨 태권도장'을 운영해온 관장 A씨는 디씨 코믹스에게 자사 저작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디씨 코믹스의 법률 대리인은 부정경쟁방지법을 거론하면서 해당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경상도 지역의 '슈퍼맨' 상호 사용 태권도장에 보냈다고.

디씨 코믹스의 논리는 간단하다. '슈퍼맨' 단어를 사용하면 디씨 코믹스 측이 보유한 슈퍼맨 저작물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태권도장들이 이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것. 현재 영남 지방에 '슈퍼맨'이라는 단어를 상호로 사용한 태권도장은 13곳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는 '슈퍼맨' 로고 등을 가방이나 옷에 활용하기도 했다.

태권도장들은 디씨 코믹스가 보유한 저작권에 대해 앞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디씨 코믹스 측은 '슈퍼맨'이라는 단어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태권도 관장들은 "명백한 위법 사항은 시정하겠지만 '슈퍼맨' 글자가 자기 소유라는 주장은 상식에서 벗어난다"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

특히 '슈퍼맨'의 경우 약 5년 뒤에는 저작권이 끝난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저작재산권의 경우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한 후 70년간 존속한다고 규정한다. 슈퍼맨은 1932년 미국 작가 제리 시걸과 캐나다 만화가 조 슈스터가 만들었다. 두 사람이 만든 저작물이다. 이 중에는 늦게 사망한 사람의 사후 70년이 보장된다. 더 늦게 사망한 제리 시걸이 1996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후로 70년이다. 즉 2066년까지가 원칙이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다. 외국에서 만든 저작물이 해당 국가에서 보호기간이 만료될 경우 한국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슈퍼맨이 제작된 미국에서는 저작권법 제302조에 따라 저작권의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78년 이전에 창작된 저작물은 최초로 만들어진 날부터 95년 동안 저작권을 인정해준다.

슈퍼맨은 1932년 등장했기 때문에 1978년 이전 저작물로 분류돼 95년 동안 저작권을 인정 받는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슈퍼맨 저작권을 2027년까지 보장해준다. 한국 기준으로는 2066년이지만 미국에서 2027년까지 저작권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2027년이 저작권 만료 기한이다.

태권도 관장들은 "대형 로펌을 앞세운 횡포고 압박으로 느껴진다. 관장들이 내용 증명을 받은 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디씨 코믹스의 법률 대리인 측은 '슈퍼맨' 단어의 사용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인 것인지에 대해 "진행 중인 사건이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줄 수 없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