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이런 노래를 올려서 사람들 마음에 불을 질러야 했을까?
고용노동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공식 SNS 계정 등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올렸기 때문. 무언가 센스 있게 만든 콘텐츠라고 할 수 있지만 오히려 노동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고용노동부가 이런 글을 올린 것은 전혀 맞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줄을 잇고 있다.
문제의 게시물은 얼마 전 등장했다. 고용노동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칼퇴를 잊은 사람들에게 야근송'이라는 글과 함께 링크를 게재했다. 이 링크를 클릭할 경우 고용노동부의 공식 블로그 게시글로 연결이 된다. 여기에는 고용노동부가 야근하는 직장인을 위해 추천한 노래들이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블로그에 "어차피 해야 할 야근이라면 미뤄봤자 시간만 늦출 뿐!"이라면서 "에너지 부스터 같은 야근송 들으며 얼른얼른 처리하자"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는 야근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들을 추천했다. 이것이 바로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고 있는 것.
해당 게시물에서는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와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을 비롯해 이이경의 '칼퇴근', 햄찌의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어떡해' 등의 노래 목록이 담겨 있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노동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초과 근무와 야근을 조장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 글은 고용노동부의 웹진인 '월간내일' 코너에 올라온 것. '월간내일'은 지난 3월부터 노동자들을 위한 추천곡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었다. 과거 '월간내일'은 출근송이나 위로송, 러브송 등을 소개해왔다. 이번에는 야근송을 추천했다가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는 것.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5월에 '러브송'을 추천하면서 "6월 주제는 '회사지박령, 야근러를 위한 힘내송'입니다"라고 예고한 바 있다. '힘내송'이라는 단어를 썼다면 그나마 문제가 없었겠지만 하필 '야근송'이라고 이름을 붙인 바람에 더욱 문제가 커진 느낌이다. 고용노동부는 7월에는 '휴가 안가도 휴가지처럼 느껴지는 기억 조작송'을 추천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의 '야근송' 게시물은 공개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됐다. 역시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 "야근 수당을 챙겨주도록 정책을 세워도 모자랄 판에 야근을 즐기라고 야근송을 만들고 있다"거나 "도대체 고용노동부가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인터넷 상에서 고용노동부 게시물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고용노동부는 결국 해당 블로그의 게시물을 비공개 처리했고 이를 소개하는 트위터 게시물까지 삭제했다. 고용노동부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알지만 '야근송'은 결과적으로 부적절했던 한 수였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