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이 마약에 접하는 것은 호기심 하나만이 아니었다.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청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마약 반입이 불가능에 가까웠던 나라였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최근 들어 마약사범이 부쩍 늘어나고 있고 마약을 몰래 판매하는 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러다 마약에 중독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선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마약에 손을 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10대들의 경우 호기심에 마약에 손을 댔다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알고보니 단순히 호기심으로 마약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의료계와 부모들의 잘못도 있었다. 공부에 눈 먼 부모들이 마약을 구해 복용시키고 의료계가 이 현상을 눈감고 있다는 것.
최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의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만 검거된 인원이 450명에 달한다. 일부는 SNS 상에서 불법 유통되는 마약을 구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오히려 합법에 가까운 방법으로 마약을 구한다. 의사 처방을 통해서 마약성 진통제와 식욕억제제, 수면마취제 등을 구하기 때문.
전문가들은 의사들이 일부 꾀병 연기를 하는 10대들에게 속거나 돈벌이를 위해 처방전을 써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상습적으로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를 처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일부라고. 대부분 벌금 조금 내고 끝이라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마약인 초강력 진통제 펜타닐을 달라는 대로 준다고.
처방전을 통해 약을 지급하는 약사들 또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약사는 병원 관계자와 짜고 처방전을 위조한 뒤 마약류 약품 수만 정을 조제하고 판매한 혐의로 징역 2년에 벌금 천만원 가량을 선고 받았다. 일각에서는 마약류 제품을 쌓아놓고 은밀히 판매하는 약사도 더러 있다고.
이럴 때 학부모들이 자녀의 마약 복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오히려 권하는 학부모들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교육열이 높은 서울 강남 지역에서는 상당수의 학부모들이 입시생 자녀들에게 '공부 잘하는 약'을 구해 먹이고 있다고. 이 약은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다. 마약성 의약품이다.
청소년이 각성제 용도로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에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 약품은 부작용으로 두통과 불안감, 환각, 망상 등을 겪을 수 있다. 심지어 심할 경우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부작용도 있다. 이 약을 장기 투여할 경우 투여하지 않은 사람보다 신장이 2.5cm 작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부모들은 좋은 입시 결과를 위해 자녀들에게 약을 구해 먹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마약류 의약품의 무분별한 유통을 막기 위해 여러 정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일괄적으로 막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마약은 우리 사회에 깊이 침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