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피부 냄새 유발 물질이 변화해 모기에 더 잘 물리게 되는 현상이 규명됐다. 이들 바이러스는 모기를 매개로 전염되기 때문에 더 많은 감염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및 중국 칭화대학교 등의 국제 공동연구진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6월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선 실험쥐를 이용해 모기가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 바이러스 감염군을 선호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건강한 쥐보다 감염된 쥐를 모기가 더 많이 선택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이어 연구진은 대조군과 감염군의 피부의 냄새 분자를 분석하고, 감염 실험쥐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냄새 분자를 추렸다.
이렇게 얻어진 냄새 분자를 건강한 쥐와 사람의 피부에 적용하는 추가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아세토페논(acetophenone)이 모기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인간 뎅기열 환자로부터 수집한 피부 냄새 샘플은 더 많은 아세토페논 생산을 보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세토페논은 인간 피부에서 자라는 일부 바실러스 계열 박테리아에 의해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피부는 바실러스 개체군을 억제하는 항균성 펩타이드를 생성합니다.
그러나 쥐가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항균성 펩타이드를 많이 생산하지 못해 해당 박테리아가 더 빨리 자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아세토페논이 더 많이 생성되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펭화 왕(Penghua Wang)은 "바이러스는 숙주의 피부 미생물 군집을 조작하여 더 많은 모기를 유인해 더 빨리 퍼질 수 있다"며 "(후속연구로)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더 많은 인간 환자를 분석해 피부 냄새와 미생물군유전체 연결이 실제 환경에서도 적용되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