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견 경태’로 SNS에서 인기를 끈 후 수억원의 후원금을 가로채고 잠적했던 택배 기사와 그의 여자친구 중 주범으로 지목된 여자친구가 구속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최근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여성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6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남자친구인 택배기사 김모씨와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심장병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신고 없이 거액의 후원금을 모으고, 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택배기사 김씨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4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진정과 더불어 별개 고소 건을 바탕으로 이 사건을 조사해왔다. 김씨와 A씨는 약 6개월간 추적을 피하다가 지난 4일 대구 모처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반려견 경태와 태희도 함께 발견됐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횡령한 6억원의 대부분이 A씨 통장으로 넘어간 것을 확인, A씨를 주범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빼돌린 금액이 약 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대부분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져 환수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금액을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조사돼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는 자신이 모는 택배 차량에 몰티즈 종인 반려견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