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논란이 된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지난 해 테라 사태가 발생한 지 11개월 만이다.
체포된 경위는 어이 없게도 '위조 여권' 때문.
필립 애드직 몬테네그로 내부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몬테네그로 경찰은 전 세계적 지명 수배 도망자 중 한 명인 싱가포르 기반 테라폼랩스 공동설립자이자 CEO, 한국인 도권(Do Kwon)을 포드리고차에서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어 "4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낸 '암호화폐 제왕'이 위조 문서(여행 서류)를 사용하다 포드고리차 공항에 억류된 것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가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공식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권'은 권 대표가 SNS 상에서 투자자들로부터 불려 온 이름이다.
권 대표와 동행 중이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역시 함께 위조 여권을 이용해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붙잡혔다.
AFP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이 수하물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위조된 벨기에 여권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의 노트북 3대와 휴대전화 5개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로 권 씨를 기소한 미국 역시 송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씨 등 2명의 공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판결이 나와야 범죄인 인도 여부를 심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씨 등이 신병 인도를 거부할 경우 신속한 송환을 원하는 우리나라나 미국의 희망과 달리 범죄인 인도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