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억새 산행지로 손꼽히는 화왕산은 이맘때쯤이면 금빛, 은빛 억새의 물결로 일렁인다. 외과 교수 권성준, 이종인씨가 하얀 의사 가운 대신 등산복 차림을 하고 무르익은 가을 산에 올랐다.
자하곡이라는 골짜기에서부터 시작되는 산행. 세 개의 등산로 가운데 가장 짧고 가파른 제1등산로를 택해 오르기로 한다. 돌계단에서 시작된 길은, 고도가 높아지면서 너덜지대와 뾰족한 바위 능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바쁜 일정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등산을 하고, 휴가 기간엔 히말라야 트래킹을 했다는 권성준 교수의 걸음은 좀처럼 지칠 줄 모른다.
가장 난이도가 있는 구간인 만큼 가장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제1등산로. 바위 위에 서면 창녕군이 한 눈에 들어오고, 낙동강과 저 멀리 지리산과 덕유산까지 시야로 밀려든다. 국내 저명한 위암 전문의로서 수많은 수술을 집도하며 쌓아온 긴장과 스트레스를 이런 풍경 속에 날려 버린다는 권성준 교수, 평소 환자들에게도 산행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한다.
산허리에 기묘한 형상으로 자리 잡고 서서, 가장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는 배바위를 지나면 총 길이가 약 2km에 달하는 화왕산성이 마치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는 광활한 억새의 바다와 마주한다. 산성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보다 더 높이 키를 세우고 바람 따라 군무를 추고 있는 억새의 물결에 휩쓸려 발 앞이 안 보일 정도다. 해질 무렵, 석양에 물들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물결을 따라 마침내 정상에 다다른다.
다음 날,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습지인 우포늪에서부터 관룡사로 걸음을 이어간다.
화왕산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화왕산과 산자락을 맞대고 이어지는 관룡산 또한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산이다. 특히 관룡산 정상에서 병풍바위로 이어지는 칼날 바위 능선 구간은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치장한 기암괴석의 절경과, 산자락마다 넘실대는 가을을 만나러 <영상앨범 산>이 향한다.
◆ 방송일시 : 2013년 11월 17일 (일. 오전 7시 40분) ch. KBS 2TV
◆ 출연자 : 권성준, 이종인 외과 교수
◆ 이동코스
자하곡매표소 – 제1등산로 – 배바위 – 화왕산성 서문 – 화왕산 정상(756.6m)
우포늪 – 관룡사 – 용선대 – 관룡산